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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노역’ 뒤엔 법조인맥 있었다

최종수정 2014.03.26 11:40 기사입력 2014.03.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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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前 회장 부친, 2심 재판장도 향판 출신…동생은 판사들 골프모임 스폰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양성희 기자]‘황제 노역’ 주인공인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화려한 법조인맥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향판(鄕判), 향검(鄕檢), 전관예우 등 ‘법조 커넥션’이 문제의 판결을 가능케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 전 회장 부친 허진명씨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37년간 판사로 일한 향판(지역법관) 출신이다. 허 전 회장 동생은 전·현직 판사 골프 모임인 ‘법구회’ 스폰서로 알려진 인물이다. 매제는 전 광주지검 차장검사, 사위는 현 광주지법 판사 등 허 전 회장은 탄탄한 법조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허 전 회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될 경우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관측은 빗나갔다. 검찰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016억원을 구형하면서 이례적으로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행을 한 자에게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지나면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이다.
재판부는 2008년 12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1일 2억5000만원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2010년 1월 2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에 벌금은 254억원으로 감형했다. 노역 일당은 5억원으로 오히려 두 배로 높여줬다. 당시 2심 재판장은 현재 광주지방법원장인 장병우 판사로 그도 역시 ‘향판’ 출신이다.

허 전 회장은 1심 재판을 앞두고 광주지방법원장을 지낸 박행용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는데 박 변호사가 광주지방법원장을 지낼 때 부장판사로 있던 이가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다.

‘황제노역’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법원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법원은 오는 28일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에서 ‘일수벌금제’ 도입 등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역법관(향판) 제도는 잦은 전보인사에 따른 재판 효율성 저하 방지 등 장점도 있다. 하지만 지역법관제로 국민 전체의 법 감정에 반하는 재판이 이뤄진다는 오해와 비판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조계에 전해 내려오던 일종의 폐습이 다시 드러났다. 감찰기구를 제대로 작동하고 내부 고발자를 활성화해 지역유지 네트워크를 통해 빚어지는 법조비리를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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