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선진화, 권리금법제화, 임차인불법 등 줄줄이 임대인 옥죈다.
권리금법제화도 불편한데 임차인 관리감독도 해야 하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노후 준비 차원에서 사놨던 건데 세금이 나가게 됐으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과세 대상자들이 돈 많은 사람들보다 생계형이 대부분인데…"
노후 은퇴 세대에게 임대사업은 잘만 선별해 투자하면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임대차계약을 통한 안정적 소득을 거둘 수 있는 로망이었지만 최근 잇따른 제도 변화 등으로 충분한 사전조사없이 뛰어들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ㆍ26임대선진화 대책에 따른 주택임대사업자 과세문제와 관련해 각광받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을 통한 임대수입을 얻던 임대인들의 동요가 일고 있다.
2주택자는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을 기준으로 이하일 경우 현행 신고한 월세소득에 대해 과세, 전세는 비과세에서 개정안에서는 2016년부터 전.월세 소득에 과세(세율은 14%에 분리과세)를 하며 2000만원 초과에 대해서는 현행 신고한 월세소득 과세, 전세는 비과세에서 개정안에서 월세 오는 5월 신고부터 전세는 2016년부터 과세(세율6-38% 종합과세)로 바뀐다.
이에 4대보험에 대한 부담증가와 세금부담 세원노출을 두고 임대사업자 등록없이 생계형 다주택임대를 하고 있던 임대인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동대문구에서 임대업을 하는 최모 씨는 "그렇지 않아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공급과잉 문제로 제대로 수익도 못내고 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며 혼란을 호소했다.
권리금 법제화문제도 이슈화되고 있다. 상가임대차 시장에서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 안과 정부 안 두 가지 모두 그 동안 관행으로 거래되던 권리금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로 추진 중이다.
그 동안 임차인간의 거래에 있어 '권리금은 인정치 않음'이라는 문구로 개입을 꺼려왔던 임대인들을 이해관계의 당사자로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추진 중에 있다.
민병두 의원의 '상가권리금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서는 권리금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국세청에 확정일자등과 같은 신고후 임대인에게 계약내용을 통보하는 방식이다.
정부안은 권리금 표준계약서 작성을 권고사항으로 하고 권리금 회수를 위한 임차인의 영업기간 보호기간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입법의 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구체적 도입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임차인과 임차인의 거래가 아닌 임차인의 업종을 임대인이 계약 단절을 시키고 권리금 없이 승계 운영하는 권리금 약탈 행위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사회적 공감이 있기는 하지만 임대인이 직접 권리금을 수령해서 이익을 도모하지 않은 임차인과 임차인간의 거래에 대해서 임대기간을 강제하려는 움직임이나 임차인변경등과 관련된 그동안의 권리행사에 제약을 받게 되는 수준 등이 구체적 계획 없이 발표됨에 따라 임대인들의 볼멘 소리도 커지고 있다.
선종필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 임대선진화에 따른 과세형평성의 대원칙이나 영세상인 보호를 위한 권리금 법제화 취지 등에는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만 제도도입에 따른 시장혼란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시급한 후행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2일 대법원 2부는 관악구의 한 건물의 임대차와 관련해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알고도 해당 안마시술소에 건물을 임대해준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억1800만원의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의 판결취지는 건물을 임대한 후 불법행위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도 건물 제공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임대하는 경우도 성매매처벌법상의 처벌 대상으로 본 것이다.
임대인은 임대를 준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확실히 알면서 건물을 제공한 경우에만 처벌해야 한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고의의 범위를 한정해 해석할 근거가 없으며 성매매 영업에 대한 인식은 그 구체적 내용까지 인식할 필요 없이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며 원심판결이 정당한 판결이었다고 선고했다.
선 대표는 "임차업종의 선별과 임대인의 불법여부를 관리해야하는 등 임대환경의 변화들도 많기 때문에 사회변화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