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미국의 영화계는 재능 있는 외국인들로 넘쳐납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영국인이고, 심지어 미국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슈퍼맨 역에 영국 출신 배우가 캐스팅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맨 오브 스틸의 헨리 카빌).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50개 벤처 기업 가운데 23개 기업이 이민자에 의해 창업됐을 정도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전 세계의 재능을 끌어당겨 영화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이 많지만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창업비자'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전까지 외국인들은 취업비자를 통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만약 창업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 바로 비자가 만료돼 창업을 시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법무부와 중기청은 창업비자 제도를 만들었고 그 결과 올해 1월 한 재미교포가 '창업비자 1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창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외국인 창업자와 우리나라 모두에게 매우 좋은 일입니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창업한 이민자 한 명이 미국인 세 명을 고용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해외 진출이 쉬운 것도 장점입니다. 외국인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창업 기업은 국내에서 시작하더라도 그 나라로 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최근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이돌 그룹들에 중국이나 동아시아 출신이 포함돼 있는 것을 떠올리면 될 겁니다.
최근 한 보고서는 미국 잡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200여개가 이민자에 의해 창업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야후나 화이자, 유에스스틸 같은 기업들의 이름이 올랐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도 응웬타오나 장강량과 같은 성공한 기업가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그때쯤이면 길에서 종종 마주치는 외국인들에게 "창업하러 오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반가운 인사를 나누게 되겠지요.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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