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여객 수요 예측 못해, 지난달 국내 해운사 적자누적으로 철수… ‘혈세 흐르는’ 애물단지 전락
앞으로도 유지비용만으로 1조원의 혈세가 더 투입해야 하는 등 경제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명박 정부는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대중국 화물·관광객을 수송하고 해양스포츠용으로 활용하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와 2만6000여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 경인아라뱃길의 물류 기능은 초라하다 못해 참담하다. 지난 1년간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을 이용해 옮겨진 컨테이너는 단 한대도 없다. 인천·김포터미널에는 각각 9개 선석(선박 1척을 대는 부두단위)이 있지만 사실상 부두가 텅 비어 있는 실정이다.
2012년 5월 개통 이후 올해 1월까지 아라뱃길을 통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4만4000TEU(1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대)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당초 예측한 29만4000TEU의 14.9%에 불과하다. 일반화물도 수요 예측치인 716만2000t의 2.58%인 18만5000t에 그쳤다.
최근에는 국내 해운사로는 유일하게 화물선을 운항하던 한진해운이 컨테이너 사업에서 누적 적자를 감담하지 못해 철수하기까지 했다. 이랜드크루즈, 현대유람선 등 2개 여객선사들의 수익성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여객처리 실적은 KDI가 예상한 59만여명에 한참 못 미치는 29만8000명에 불과하다.
한강과 연계해 화물, 여객을 수송하려던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이렇다 할 대안도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
경인아라뱃길 운영본부 관계자는 “물류인프라 구축 등 항 활성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최소 3~5년은 걸린다”며 “물동량을 적극 창출하는 한편 인천·서울지역의 다양한 축제 및 행사 등과 연계한 테마유람선 운항을 확대해 관광객 유치에도 힘 쓸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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