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애플이 아이들의 모바일 아이템 구매 방치에 대한 합의금으로 3250만달러(약 345억원)을 내놓은 가운데 국내에도 미성년 자녀가 부모 동의없이 과다결제하는 피해가 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결제 시 비밀번호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구글플레이나 티스토어의 경우 결제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주부 B씨도 10살 아들이 구글을 통해 1107.8달러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B씨는 구글에 사정을 설명하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구글은 게임업체에 책임을 미뤘고 게임업체도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콘텐츠 분쟁 조정신청 5183건 가운데 '미성년자 결제'가 2417건(46%)으로 가장 많았다. 미성년자 결제는 유아나 아동들이 부모 또는 친인척 등의 스마트폰에서 대금을 결제한 것을 가리킨다. 무료 모바일 게임 앱에서 각종 아이템을 구입하는 경우(인앱 결제)가 대부분인데, 이는 결제 때 별다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 신동재 주무관은 "모바일 오픈마켓 콘텐츠 결제 관련 사업자를 대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내부 검토중에 있다"며 "현행 대책인 비밀번호 설정과 월별 결제요금 한도제 등을 재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밀번호 요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사업자가 앱 구매 또는 인앱 결제 시 비밀번호를 반드시 입력하도록 강제하거나 월별 결제요금 상한선(50만원)을 낮추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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