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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급이 힘든만큼 장군에게는 특별한 예우가 주어진다. 신고식부터가 다르다. 진급신고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하며 칼날에 충무공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문구가 새겨진 삼정검(三精劍)을 하사한다. 신고식을 마치고 돌아간 부대에는 장군기가 게양되고 참모는 물론 전속부관, 차량과 운전병, 당번병이 맞이한다. 군부대 행사때는 별 개수에 따라 일성곡, 이성곡, 삼성곡, 사성곡이 연주된다.
장군진급에 '고난의 기수'도 있다. 육군사관학교 38기가 대표적이다. 1976년 박정희 정부는 사관학교 출신 일부를 5급 공무원으로 특채하는 이른바 '유신사무관' 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로 육사는 입학정원을 늘렸지만, 이들이 유신사무관에 진출하는 1988년도에 제도가 폐지되면서 인사적체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이유로 군당국도 "군인의 정년을 늘려 직업군인의 사기를 올리고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정년을 늘리면 군인연금 재정 적자 축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년 연장에 따라 군인연금 지출액보다 적은 인건비를 지출하게 돼 국방예산절감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년연장에 앞서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싸우는 군대와 반대로 가는 보직인사다. 우리 군에서 대령은 3000여명. 이 중에 전투직위에 근무하고 있는 대령은 30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파견, 교육, 행정 등 비전투임무에 투입된다. 특히 중령 계급자들은 어느 정도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진급을 포기하고 야전부대 대신 편한 보직을 찾으려는 현상까지 생겼다. 군 내부에서는 이들을 '장포대(장군 진급을 포기한 대령)'나 '대포자(대령진급 포기자)'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군인들의 정년연장과 함께 전투형군대에 인력을 우선 배치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눈에 이들이 '행정형 공무원 군인', '노장 군인'이 아닌 '평생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인식될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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