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2013년 대한민국의 안부를 묻는 '안녕들 하십니까'처럼,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란 안부가 유행하는 산업계가 있다. 바로 최근 5년간 9000억원의 손실을 기록, 벼랑 끝으로 몰린 시멘트업계다.
이 덕분일까. 주요 업체들은 다행히 지난 3분기에 견조한 성적을 내며 안녕한 모습을 보였다. 만 하더라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97억원, 313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4.2%, 2.4% 늘었다.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도 3분기에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 시멘트 업계는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상태다. 아니 더 팍팍해지고 있다. 생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력요금이 올해 들어 2차례 걸쳐 10.8% 인상되면서 더는 원가절감만으론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설상가상 철도파업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동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미 철도노조 파업 개시 이래 22일까지 생산ㆍ출하차질(15만5000t)과 대체수송(13만7000t)에 따른 물류비가 계속 증가해 총 120억원의 피해를 봤다. 특히 내륙 시멘트업체 4개사의 경우 시멘트 생산ㆍ출하 차질액, 시멘트ㆍ유연탄 대체 수송비용이 약 100억원에 달했다. 시멘트 주연료인 유연탄과 슬래그 등 부자재의 수송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서 파업이 더 길어지면 365일 가동해야 할 공장까지 멈추게 된다. 그야말로 동맥이 끊기는 곳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마냥 몸을 움츠리며 SOS를 요청해봤자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최악인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타개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실행하는 기업만이 안녕할 수 있다. 정부도 시멘트 공장 가동 중단 후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 도미노 부도' 같은 사태로 확산되기 까지 그저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선 시멘트사 부도→후 대책 '식의 사후약방문 처방보다는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야 모두가 밤새 안녕할 수 있다. 2013년 끝자락 시멘트업계에 닥친 '안녕하지 못한' 이 상황이 2014년에 모두가 안녕한 현실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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