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캐디피가 그린피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당연히 골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한국은 현재 캐디 없이 셀프로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이 거의 없다.
골프장 측에서는 물론 캐디의 존재로 인해 경기 진행과 코스컨디션의 유지 향상, 카트 사고 경감 등의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 국내 골프장은 특히 대부분 산악에 조성돼 업 다운이 심하고, 입장객도 많아 캐디들이 본래의 업무 이외에 다양한 면에서 역할을 하는 편이다. 골퍼 입장에서도 거리와 골프채 선택, 퍼팅라인 등의 플레이에 대한 도움과 공을 찾아주는 등 많은 수고를 덜어주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골퍼의 부담, 골프장도 캐디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많은 돈이 들어간다. 요즈음은 캐디 구하기도 쉽지 않아 골퍼와 골프장 모두 "캐디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캐디선택제가 시급한 이유다.
실제 인구 100만의 작은 도시에 있는 36홀 규모의 A골프장은 90년 당시 100여명의 캐디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10명만 남아있다. 캐디플레이 비율도 10%, 전국 평균보다도 현저히 적다. 동경 근처에 위치한 27홀 규모의 B골프장은 반면 90년 100여명, 지금도 80명으로 그 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 플레이도 100% 캐디제다.
모든 골프장이 캐디선택제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각 골프장의 콘셉트나 마켓, 고객 컬러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면 된다.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비용을 인하해 젊은 골퍼들의 유입이나 시니어골퍼들의 라운드 수 유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된다. 캐디들의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진행상의 문제가 우려되지만 고객이 떠안을 부분은 아니다. 골프장이 운영능력을 발휘해서 해결해야 한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대표 hhwang@pacificgolf.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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