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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民들 "소셜믹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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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계층 없앤다며 내집과 셋집 동거시킨지 10년

입주민 대상 설문, "임대주택끼리 사는 게 좋아" 60% 응답
위화감·갈등 키워…아파트 공동관리규약 등 노력 필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섞여 있는 '소셜믹스' 방식으로 지어진 서울 은평뉴타운 전경(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섞여 있는 '소셜믹스' 방식으로 지어진 서울 은평뉴타운 전경(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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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서울시가 '임대 10만호 건설'을 추진하며 임대와 분양을 섞는 '소셜믹스'를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런데 정책 당국의 당초 도입 목적과 달리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은 위화감과 소통 부재 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소셜믹스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 격차를 해소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주민통합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데다 분양주택 위주의 관리체계가 갈등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탁상행정'이란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돌출된 문제점들이 효과적으로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본지가 입수한 SH공사 도시연구소 오정석 수석연구원의 '공공임대주택과 소셜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절반 이상은 소셜믹스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가 서울 시내 공공임대주택 입주민 3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임대주택끼리 사는것이 좋다'고 답했다. 단지 내 소득, 연령, 배경 등 다른 계층과의 혼합으로 갈등을 경험해본 적 있다는 답변도 28.4%(94명)나 됐다.

차이가 많이 나는 계층간 혼합이 주민간의 소통 부재를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오 수석연구원은 "이웃간 소통 부재나 위화감이 싫어 임대주택 입주민들은 비슷한 계층끼리 살기를 원한다"며 "은평뉴타운처럼 분양주택과 장기전세, 장기전세와 국민임대를 혼합하는 식으로 비슷한 수준의 분양·임대 혼합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혼합단지 내 갈등을 유발하는 또다른 원인으로 분양중심의 주택관리 체계도 꼽힌다. 오 수석연구원은 "혼합단지의 경우 분양주택의 관리방법을 따르도록 관련법에 명시돼있어 시설물 유지관리는 분양주택 관리주체가 수행한다"며 "민간이든 공공이든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입주민 중심의 주택관리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리적 혼합 외에 사회통합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공공임대주택단지가 사회적으로 배제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 수석연구원은 "내부적으로는 무질서나 반사회적 행동으로 인한 갈등·관리 문제, 외부적으로는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고 인근 주민들과의 편견과 차별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입주민 간 교류의 장이 자주 마련돼야 하며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서울시가 아파트 관리 우수단지로 선정한 '신내 데시앙'은 분양단지와 임대단지 비율이 3대 7에 달하지만 아파트 공동관리규약을 정해 갈등을 최소화한 사례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데시앙은 15개동 1326가구 규모로 분양주택이 27%, 임대주택(장기전세주택)은 73%다.

신내 데시앙 주민들은 공통의 관리규약을 제정하고 공동주택대표회의의 회장(분양), 부회장(임대)을 각각 선출했다. 분양 위주의 주택관리에서 탈피해 각각의 대표를 선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단지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아파트 단지 도서관 '책울터'를 만들어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재능기부로 관리자를 선정하고 도서관을 매개로 아이들과 부모커뮤니티가 활성화됐다. 아나바다장터, 영화상영관, 문화센터 등의 프로그램으로 주민 간 교류를 넓혔다.

서울시와 SH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2012년 말 기준 336개 단지 총 13만7070가구에 달한다. 이 중 분양·임대가 혼합된 단지는 164개 단지, 3만6055가구(26.3%)다. 이 가운데 분양이 임대보다 많은 곳이 97개 단지, 임대가 분양보다 많은 단지는 57개 단지다.

혼합 단지는 국민임대 8개 단지(2930가구), 국민임대·장기전세 61개 단지(2만4319가구), 장기전세주택 10개 단지(1771가구), 재개발 29개단지(4233가구), 재건축장기전세주택 43개 단지(1485가구), 주거환경임대 12개 단지(1229가구)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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