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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저자]강미은 "구태한 말씀은 가라..새 소통 코드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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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사진)는 매우 적극적인 소통학자다. 강 교수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20매 이상 글을 쓰기로 유명하다. 강교수는 자신의 글 쓰기에 대해 '취미'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도 신문, 라디오, 책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칼럼니스트로,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저술가와 학자로 줄기차게 소통을 즐긴다.

강 교수의 소통 방식은 '쉬운 말투'에서 시작된다. 그저 즐겁게 친구와 얘기하 듯 말을 건다. 일단 말이 통하면 대화는 일사천리다. 어느 때는 강 교수의 글은 수다처럼 흥겹다. 이처럼 소통학자답지 않은, 유별난 소통법은 '통하고 싶은가', '불의 화법', '매력적인 말하기' '뉴욕 컬처 코드' 등 10여권의 저술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모두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소통문화'와 관련 있다.
최근 강 교수가 펴낸 '당신을 기억하게 만드는 힘 '재치코드''(21세기북스) 역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부드러운 돌직구를 던진다. "구태의연한 말씀은 집어 치우라" "재치 코드로 무장하라" 강 교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든, 공약 캠페인에서든, 정치 일선에서든 '재치'가 절실하다"며 "거친 구호, 경직된 목소리가 만연한 우리 현실에 재치라는 문화가 새롭게 접목돼야 변화를 추구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깊이 있고, 메시지가 강한 재치는 설득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재치는 협력과 지지를 끌어내는 방식이며 우리 사회를 관통해야할 새로운 키워드다. 재치가 사회 저변에 흐를 때 보다 친밀하고 따뜻한 소통문화가 형성된다. 특히 정치 현장에서의 재치는 백개의 슬로건을 압도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말을 누가 듣겠느냐"며 "재치는 배려심 깊은 대화법"이라고 강조한다.
"재치는 어떤 상황을 제 3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나온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를 준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도 재치 있는 메시지는 일을 쉽게 해결해 준다. 그저 감동 없는 말장난이나 휘발성 있는 유머는 결국 사람들에게 허망한 느낌을 준다."

이에 강 교수는 재치 있는 사람으로 김제동을 꼽는다. 강 교수는 "굳이 김제동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한 사례로서 김제동 식 유머 혹은 재치가 갖는 촌철살인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파고 들 줄 아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강교수는 "재치 코드는 본래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배가시켜준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가 말하는 재치는 메시지의 마지막 2%를 채우는 힘이다. 억지로 감동을 주거나 쥐어짠 웃음이 아닌, 핵심을 전할 수 있는 설득력이다. 재치가 지적 예지로서 사물을 인식하고 타인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야한다는 얘기다. 익살스런 말이나 행동 양식을 뜻하는 유머와 달리 '지력'이나 '창의력'같은 진지함을 말한다. 이는 익숙한 언어 습관이나 코드를 파기, 새롭게 창조된 의미를 담을 때 듣는 이로 하여금 지적 즐거움을 준다.

강 교수는 재치 코드를 설명하기 위해 신문, 광고, 공익 캠페인, 인터넷 댓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다양한 사례를 수집, 활용하고 있다. 간혹 출처조차 불분명한 사례를 적극적으로 인용한데 대해 강 교수는 "젊은 세대들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재치는 긍정적이며 속 시원한 메시지가 있다"며 "댓글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상의 재치는 변화하는 사회상과 쌍방향성 소통법, 한국적 유머 코드를 잘 살리는 경우가 많아 생생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재치는 또다른 자기 표현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재치는 경쟁력이다. 오늘날 지루한 설교는 먹히지 않는다. 핵심 메시지를 정통으로 날려줄 수 있는 힘으로 무장할 때 세상을 좀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준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즉 강 교수의 '재치론'은 단순히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기계발논리를 넘어 우리 사회의 경쟁력에 맞닿아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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