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제품 '무덤' 日서 히트상품 등극…어느 中企의 반란

부강샘스 레이캅, 日 유명 소비잡지 선정 히트상품 베스트 8위 선정
의사 출신 2세 경영자의 '도전' 성공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의사 출신 2세 경영자의 '도전'이 외국에서 마침내 인정받았다. 더욱이 국내 전자 제품의 무덤으로 알려진 일본에서다. 중소기업 부강샘스의 침구청소기가 일본 히트 상품에 선정되면서 수출 확대의 청신호를 켰다. 일본 히트 상품 선정은 국내 대기업들도 쉽지 않은 까닭에 '중기의 반란'으로 평가받는다.

6일 부강샘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일본경제신문 계열 유명잡지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하는 '2013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에 이 회사의 침구청소기 '레이캅'이 8위로 선정됐다. 히트상품 베스트 30 코너는 닛케이 트렌디 편집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발매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ㆍ참신성 등을 바탕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1987년부터 시작해 일본 소비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겨울연가, 케이팝(K-POP), 한국 등의 문화 콘텐츠와 막걸리, NHN의 '라인' 등이 히트상품 베스트에 선정된 적은 있지만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순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특히 가전 부문에서는 대기업들도 순위에 오른 적이 없다.

레이캅은 내과의사 출신인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개발한 침구 전용 청소기다. 자외선 살균소독을 통해 알러지와 아토피의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주는 것이 특징. 35년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 부강샘스에 2004년 2세 경영인으로 입사한 이 대표는 2년 반 동안 15억원을 들여 레이캅을 개발했다. 환자를 보는 의사의 시선을 제품에 담은 것이 차별화의 주요 원인이었다.

일본에는 지난해 진출해 대표 가전매장인 요도바시와 빅을 포함한 140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과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된다. 진출 1년 만에 일본 내에서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것이다.

레이캅이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힘은 '차별성'이다. 박은희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일반 청소기와 구분되는 침구 전용 청소기라는 차별성이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힘"이라며 "병원ㆍ알레르기 퇴치연구소의 공인 테스트 결과를 활용한 온ㆍ오프라인 미디어 홍보가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면서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일본 가전제품 시장은 해외 브랜드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배타적이다. 박 무역관은 "레이캅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 차별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