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30일 고려대에서 강연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무엇을 하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현실로 이룰 수 있습니다.”
세계적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버지니아 공과대 교수(사진)가 30일 오후 고려대를 찾았다. 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고려대 ‘University Plu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특강을 위해서다. ‘강연할 때 뛰어다녀도 돼요?’ 라는 물음으로 강연을 시작한 홍 교수는 강의 내내 시종일관 유쾌함과 열정을 보여줬다. 강연이 진행된 고려대 하나스퀘어 강당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그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온 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찼다.
그가 운영하는 로봇연구소인 로멜라(RoMeLa)도 학부생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곳에선 학부·대학원생들이 열정적으로 로봇을 연구한다. 그가 슬라이드를 통해 보여준 연구소 내 학생들의 표정은 모두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새벽 3시에도 와서 일하는데 절대 제가 시킨 게 아니에요. 학생들이 정말 즐겨하기 때문에 가능한거죠”라고 말했다. 그 비결에 대해 “먹을 것과 벽을 둘러싼 화이트보드, 공작기계를 마련해 학생들이 수다떨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기록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로봇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라며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세계 로봇 연구소들로부터 다윈을 연구용으로 사고싶다는 메일과 전화가 쏟아지자 ‘연구용 저가 다윈’을 개발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오픈소스(Open-Source)로 공개한 일화도 밝혔다. 주변에서 왜 어렵게 개발한 로봇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느냐고 했지만 그는 “다윈을 시작한 이유가 연구용이었기에 공개했다”며 “항상 인생에서 어려운 질문에 맞닥뜨렸을 때 스스로에게 ‘내가 애초에 왜 이것을 시작했지?’라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로봇 축구 경기보다 더 중요한 분야가 많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로봇이 축구조차 못한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 살리는 일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람대신 화재 현장에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는 로봇인 SAFFiR 등 재난 구조 로봇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THOR'라는 로봇으로 올해 12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개최하는 재난 구조 로봇 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홍 교수는 “로봇 공학 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인데 왜 열정을 가지고 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자동차를 장애인 친구가 운전한 뒤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학생들이 로봇 공학자로서 성공한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자신은 하나의 로봇을 만들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통합할 줄 알고 많은 세부 분야를 담당할 팀원들을 모아 하나의 팀을 잘 짠 덕분”이라고 말했다. “T자형 인재가 되어 자신의 분야는 깊이 알되 다른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협업을 하더라도 코드와 철학이 맞는 사람과 하는 것이 협업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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