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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저자]한명기 "병자호란은 'G2'시대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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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책과저자]한명기 "병자호란은 'G2'시대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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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기 명지대 교수(51, 사진)는 동아시아 국제전쟁으로서의 '병자호란'을 조망한 연구에 많은 성과를 낸 사학자다. 한 교수는 최근 '역사 정설 병자호란 1, 2'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다시금 일깨운다. 이 책은 다소 복잡하고 전문적인 역사 서술이면서도 간결하며 유려한 문체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처럼 스토리텔링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한 교수는 '임진왜란과 한중관계'(1999년), '광해군'(2000년),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2009년) 등 동아시아속에서 한국사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매진해 왔다. 최근 EBS 역사특강에서 'G2시대에 병자호란을 돌아보다'는 특강도 진행중이다. 이번 책 출간과 맞춰 한교수의 부인 유하령씨도 '화냥년-역사소설 병자호란'(푸른 역사)도 함께 내놓아 화제다.
특히 이번 책은 한국사는 물론 중국사, 일본사 등의 자료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시야에서 분석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따라서 '병자호란' 읽기는 단순히 과거사 돌아보기가 아니다.

한 교수는 "병자호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결코 '오래된 미래'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다시금 반추해야할 'G2시대의 비망록'이다. 독자들에게 병자호란의 현재적 의미를 정확히 알려주고 싶었다"고 집필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명청 사이에 끼어 있는 조선은 오늘날 미국·중국에 샌드위치된 한국과 교차된다"며 "두 강대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것이 병자호란"이라고 설명했다.

병자호란은 1636년 12월9일에 시작돼 이듬해 1월30일 종료된 청의 조선침략전쟁이다. 1592년 임진왜란, 1627년 정묘호란으로 쇠약해진 조선은 청이 침략한 지 두달만에 항복한다. 인조는 삼전도(현 잠실)에서 청 태종에게 삼배구고두례(세번 절하면서 그 때마다 세번씩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것)의 치욕을 당했다. 당시 50만명에 이르는 조선 백성이 청에 포로로 끌려가 노비로 전락해 국가의 자존은 여지 없이 무너졌다.
"정변을 통해 등장한 인조와 반정세력은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에 치중, 전대의 부정과 비리를 혁파하지 못 한채 적산 탈취, 권력 남용, 인사 난맥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보였다. 또한 대외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후금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숭명 반청이라는 비현실적인 명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끼인 자'의 위치를 다시금 들여다 봐야 한다."

한 교수는 "중국의 급부상으로 동아시아 질서가 급변하고 있는 요즈음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다시는 전략적·선택적 기로에 내몰리지 않도록 독자적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 교수는 "명청 대결에 속절없이 휘말렸던 병자호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제력, 군사력, 문화 축적 등 역량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세기 초 청일전쟁 및 러일전쟁 등 한반도 주변 정세 변화로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마다 한반도는 어김없이 전쟁터로 변했다. 따라서 병자호란은 '오늘'을 위한 거울이다. 이에 한 교수는 "위기의 해법은 복잡한 국제정세 안에서 외교적 비책이나 이와 관련된 전략에 달려 있다가보다 우리 스스를 지킬 수 있는 자립적인 역량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위기 의식도, 자주적인 역량 구축을 위한 논의도 사라진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내부적인 개혁과 리더십 회복, 국가 안위에 대한 기본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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