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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적합업종, 잇단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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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납품량 줄었다. 두부는 빼달라" 동반위에 항의
제과제빵 등 대기업 빠진 자리, 외국기업이 독식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경제민주화의 핵심정책으로 꼽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도전받고 있다. 적합업종을 결정하는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유장희)는 '오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제과제빵ㆍLED 등 다른 적합업종들에서도 꾸준히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동반위에 따르면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회장 조영제) 소속 지역농협 조합장과 생산농가 등 업계 관계자 20여명은 지난 23일 구로구 동반위 본사를 방문,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두부를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적합업종이 두부시장을 위축시키면서 대기업들의 국산콩 납품량이 대폭 줄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2011년 동반위가 두부제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확장자제를 권고하면서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의 대기업들은 시장 내 점유율을 더 이상 늘리지 못하게 됐다. 매년 20%씩 성장하던 두부시장 성장세도 꺾였고 1+1 등 '출혈행사'도 적합업종을 이유로 올해부터 사라졌다.
중소 제조업체를 살리려다 1차산업 생산자인 콩 재배 농민들의 발목을 잡은 꼴이다. 대기업들의 점유율 역시 2년 전과 비슷한 8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적합업종의 목표였던 중소 제조업체 점유율 확대도 물건너 갔다. 조영제 콩연합회 회장은 "적합업종 때문에 농가들이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국산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조항을 두어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합업종의 부작용은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 2월 동반위에 의해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제과제빵 업종의 경우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의 점포 개수를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네 빵집 증가 효과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기업 빵집이 주춤한 틈을 타 잇브레드ㆍ이지바이 등 중소규모 브랜드 빵집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동네빵집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홍지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에 따르면 개인제과점 점포는 지난 6월 7219개에서 7월 6736개로 오히려 감소했다.

LED 조명 시장 역시 대기업이 빠지면서 필립스ㆍ오스람 등 외국계 기업이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재생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빠진 후 외국계 브릿지스톤ㆍ미쉐린 타이어 생산량이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작용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김상훈 산통위 의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대기업 25개, 중견기업 13개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동안 동반위는 제대로 된 시장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2년마다 나오는 통계청 자료 기다리다 외국계 기업이 시장을 잠식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반위 측은 "적합업종의 문제가 아닌 시장상황 변화 때문"이라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종국 사무총장은 "콩 생산량은 크게 늘었는데 대기업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국산 콩을 적게 사들이면서 생긴 일"이라며 "적합업종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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