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출근을 위해 전날 맞춰놓은 알람시계가 울리는 오전 7시. A씨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캡슐형 커피머신으로 향한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앞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기운을 내기 위해서다. A씨가 캡슐을 넣고 커피머신의 작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A씨에게 미치는 전기장은 450.22(V/m)로 인체보호기준의 10.80%, 자기장은 23.06(27.69%)이다. A씨가 커피와 함께 토스트를 먹기 위해 식빵을 미니오븐에 넣고 돌리는 순간 나오는 전기장은 267.84(V/m), 기준치 대비 6.42% 수준이며 자기장은 70.07μT(84.11%)다.
회사로 출근하는 동안에도 A씨는 전자파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해진 탓이다. A씨 또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서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휴대폰의 전자파 방출량에 대한 불안감은 2011년 국제암연구소에서 휴대폰으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가능물질등급인 2B로 분류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국립전파연구원에서도 각 휴대폰별 전자파흡수율(SAR, 인체에 체온상승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열적 작용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 일반적인 한국인의 머리와 몸통의 SAR 기준은 1.6(W/㎏)으로 이 수치 이하일 경우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전자파흡수율은 0.5~1.0(W/㎏)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A씨가 회사로 출근을 하면 전자파에 대한 노출은 피할 수 없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노트북이나 프린터 등 각종 전자기기에 둘러싸여 보내기 때문이다. 노트북은 30㎝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인체허용기준치의 0.3~1.5%의 전기장과 0.001~0.01%의 자기장을 배출한다.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포터블 안마기로 푼다면 46.34(V/m)의 전기장과 11.07μT의 자기장에 노출된다.
요즘같이 서늘한 밤이면 수면 중에도 전자파를 피하긴 어렵다. 겨울철에 A씨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인 전기장판은 고온으로 설정했을 때 62.13(V/m)의 전기장과 3.41μT의 자기장을 방출한다. 각각 허용치의1.49%, 4.09%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전자기기들이 방출하는 전자파가 허용치 대비 1~20% 수준에 머물고 있어 크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전자기기의 전자파를 측정하는 실험은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 진행되기 때문에 실생활의 수치는 오히려 더 낮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테스트가 수초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노출되는 최대값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의 위험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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