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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잊은 이들]전문계약직공무원의 불안한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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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정부는 비정규직 공무원들에 대한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7년까지 대부분 비정규직 계약 공무원을 무기 계약직(정규직)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동안 계약직으로 있으면서 해당사항이 없는 비정규직 공무원들도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A 씨의 추석은 우울하고 불안했다. A 씨는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으로 15년째 일하고 있다. A 씨는 학위를 가지고 있는 이른바 전문계약직공무원이다. 2년 계약하고 3년 자동 연장하는 방식으로 15년째 일하고 있다. A 씨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오는 12월부터 자신의 신분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바뀐다는 사실에 있다.
안전행정부가 공무원 직제를 개편하면서 전국전문직계약직 공무원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임기제 공무원'은 그러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지금과 달리지는 것은 없다. 처우 개선이 뒤따르는 것도 아니고 퇴직할 때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A 씨는 "5년마다 재임용되기 위해 다시 면접보고, 재임용되면 그동안 쌓았던 경력은 모두 사라지고 다시 신입 공무원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임기제 공무원으로 바뀌더라도 이런 현실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계약직공무원들은 일정한 자격이나 학위를 가진 이들로 전문 지식이 필요한 곳에서 일하는 인력을 말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 약 25만명 중 26% 정도인 6만5711명을 오는 2015년까지 정규직(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해 3만904명, 2014년 1만9908명, 2015년 1만4899명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그러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고령자 ▲박사 등 전문가 ▲휴직 및 파견 대체자 ▲정부의 복지 및 실업정책에 따른 일자리사업 종사자 등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전문계약직공무원들의 애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매년 재임용 기간이 돌아오면 불안한 모습을 감출 수가 없다. 어떤 때는 '낙하산'으로 한 순간에 자신의 자리를 잃는 경우도 있다. A 씨는 "재임용 기간 때 한 동료의 경우 위에서 낙하산으로 사람을 심는 바람에 한 순간에 동료는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임용절차만 따를 뿐 전문계약직공무원의 자리는 언제나 불안하다는 것이다.

공개채용도 교묘한 편법으로 오용되고 있다. 전문계약직공무원의 임기가 끝나면 기관들은 공개채용을 한다. '낙하산 인사'가 아닌 공개채용의 경우 대부분 기존에 일하던 인력을 그대로 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직으로 보수를 동결해 임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전문계약직공무원들의 경우 5년마다 재임용 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이익과 낙하산 인사로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구조로 돼 있다"며 "전문계약직공무원들에 대해 임기제 공무원으로 이름만 바꿀 것이 아니라 정규직화 등 근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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