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버스 한 번 타면 광화문, 신촌 등으로 갈 수 있지만 은평 뉴타운 가는 길목이라 출근길 교통정체가 심하다. 여기서 강남가려면 버스에 지하철 환승까지 해야돼서 불편한데 지하철이 연장되면 편하게 갈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다." (신영동 E공인 대표)
역세권과 거리가 멀었던 평창동·신영동 일대가 신분당선 연장노선에 포함됐다. 북한산과 인접해 환경이 쾌적한데다 도심과 가까워 지하철까지 들어서면 주거여건이 더 우수해질 전망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렸다. '부촌'인 고급빌라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해 동네가 번잡해 지는 것을 꺼린 반면 버스로 출퇴근 하는 신영동 일대 주민들은 연장안을 반겼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강남-광화문-은평뉴타운-삼송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안을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은평뉴타운, 삼송지구 등 대단지 아파트가 완공되면 도로 혼잡이 가중될 전망이어서다. 2008년 경전철 도입을 추진할 당시에는 수요 부족으로 후보에서 떨어졌으나 5년만에 신분당선 연장안에 포함됐다.
신분당선 연장안 추진 소식에 주민들 반응은 '환영' 혹은 '무관심'이다. 평창동 인근 한 상인은 "국회의원 선거 때 민주당 후보가 지하철을 들여오겠다고 했을 때도 주민들 의견은 반반으로 나뉘었다"며 "부자들은 이 동네에 왜 지하철을 들여오느냐고 하고 그 외에는 교통 불편한데 잘됐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신분당선 연장선은 강남에서 경복궁-독바위역-은평뉴타운-삼송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단독주택과 고급 빌라들이 밀집한 평창동 일대도 수혜지역으로 언급되지만 고급주택보다는 신영동 일대 상권이나 일반빌라들이 더 혜택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평창동 H공인 관계자는 "평창동은 단독주택이 밀집된 곳이어서 지하철과는 큰 연관이 없다"며 "지하철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신영삼거리 일대 상가나 주위 빌라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도심과 가깝지만 상권이 활발하지 않은 신영동 쪽에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L공인 대표는 "평창동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이라며 "연장선 도입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삽을 뜨기까지 한참 남았는데 지하철이 생긴다고 해서 10억원 이상인 주택에 돈을 묻어두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인근 롯데낙천대아파트는 109㎡ 평균 매매가가 지난 3월부터 4억4000만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나와 있는 매물들은 4억5000만~4억7000만원대다. 벽산 평창힐스 171㎡는 2011년부터 8억5000만~6000만원대를 웃돌아 가격에 큰 변화가 없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롯데캐슬로잔은 218㎡A 평균매매가가 지난해 8월부터 15억8000만원대였다가 올 7월 들어 13억6000만원대로 떨어졌다.
한편 대중교통이 버스뿐이라 불편을 겪었던 주민들은 연장선 추진 소식을 반겼다. 강남으로 가려면 버스만으로 이동하기가 불편했던 탓이다. 은평 뉴타운이 들어선 이후 아침마다 교통이 혼잡해졌다는 설명이다.
E공인 대표는 "인근 주민들이 경전철에는 반대했었고 지하철이 연장된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인근에 상명대, 국민대 등 대학도 있고 은평뉴타운으로 가는 길이 통일로 뿐이라 교통편에 한계가 있었는데 잘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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