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교류 실행도 계획도 전무해
보조금 단속, 케이블 재송신료 난항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중복되는 업무를 협력키로 했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4월25일 인적 교류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정책협력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한달이 넘도록 진척된 사항은 전무하다. 오히려 '저쪽이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책협력 양해각서에 담긴 인적 교류도 이뤄지지 않는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래부에서 방통위로 지원온 공무원이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며 "아직까지 누구를 언제 어느 부서에 지원할지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중복 업무에 대한 '교통정리'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휴대폰 제조사의 판매장려금과 이동통신 판매점의 보조금 단속이다. 미래부는 6월 국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법률을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을 빌려 발의했다.
하지만 방통위 내부에서는 "보조금 규제는 방통위 역할이고, 이를 위해선 제조사와 판매점 단속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래부가 사전 규제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 보조금 단속을 하는 건 방통위"라며 "법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쪽이 어딘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TV방송사가 MBC, KBS, SBS 등 지상파에게 재송신료를 내야하는지를 결정하는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도 마찬가지다. 방통위는 지상파 정책을, 미래부는 케이블TV 방송 정책을 각각 나눠 맡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래부에서 자체적으로 논의중이라고만 알고 있지 아직 의견 교류는 없었다"며 "방통위도 위원장과 위원 의견까지 다 듣고나서 미래부와 논의할지, 미래부와 먼저 논의하고 난 뒤 위원장과 위원들의 견해를 구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재송신 문제에 대해 미래부 내에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는 게 우선 "이라며 "미래부 입장이 결정이 된 이후에 방통위와 협의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양 부처의 혼란으로 속이 타는 건 업계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양 부처로 쪼개지면서부터 오히려 일 처리가 복잡하고 느려질 거라는 건 예견됐던 일"이라며 "업무 양해각서 체결은 결국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미래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두번째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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