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의 수법을 보면 기가 막힌다. 자격 없는 남편이나 딸을 보육교사로 등록하고는 1년에 많게는 8000만원의 보조금을 빼돌렸다. 쓰레기 배추로 만든 시래기국, 유통기한이 지난 생닭을 먹이는 등의 방법으로 매달 몇백만 원씩을 챙겼다. 은행거래 입출금 전표를 위조해 보육교사 수당을 가로채기도 했다. 울음을 그칠 때까지 이불로 덮어 내버려 두는 등 아이를 학대한 곳도 있다.
비리가 뿌리 뽑히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적발돼도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나 자격 취소 정도다. 원장과 보육교사의 자격을 영구 박탈하고 어린이집을 문 닫게 하는 등 엄중 처벌해야 한다. 늘어난 복지예산에 비해 인력과 권한은 부족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한 차례도 점검받지 않은 곳이 8119곳에 이른다. 감독당국은 사법경찰권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따른다.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전국 어린이집을 전수 조사할 필요가 있다. 보조금 부정 수급이나 아동 학대, 쓰레기 급식 등의 비리를 철저하게 밝혀내 처벌해야 한다. 보육은 가정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으면 여성 취업도 줄고,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게 된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거 확충하고 운영 시스템을 혁신하는 등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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