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국제탐사보도협회와 함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공동취재한 결과를 보도한 뉴스타파는 뉴스 소비자들에게 가슴 뛰는 희망을, 생산자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국의 프로퍼블리카'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프로퍼블리카는 2007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언론재벌 머독에게 넘어가자 이에 반발해 사표를 낸 편집장 폴 스타이거가 후원자 샌들러 부부를 만나 창립한 온라인 매체다. 1명의 취재기자가 3개월에서 2년 정도 취재해서 기사를 올린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드는, 그래서 대부분의 언론사가 피하는 분야에 집중한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것은 프로퍼블리카뿐만 아니다. 2013년 퓰리처상을 받은 '인사이드 클라이미트뉴스(ICN)는 청정에너지, 탄소에너지, 핵에너지, 환경과학 등에 집중하는 탐사보도 매체로서 '2010년 미시간주 엔브리지 송유관에서 발생한 원유유출 사고'를 파헤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비영리 탐사보도 전문 매체는 현재 47개 국가, 106개에 이른다. 5년 전에 30여개 매체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매체는 정당 및 노조, 대기업 등의 후원을 받지 않으며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다. 중립적 연구소 및 재단, 또는 독자들의 후원금을 받아 권력, 금력, 그리고 각종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는 노력을 한 것이다. 이렇게 탐사보도를 표방하는 비영리 독립 매체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기존 언론이 탐사보도를 점점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더구나 인터넷 뉴스는 가볍고, 말초적인 가십성 기사에 점령당한 지 오래다. 한국의 프로퍼블리카가 탄생하려면 먼저 소비자의 각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탐사보도 매체에 대한 실질적인 후원이 필요하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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