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인 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이태원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아산핵포럼 2013'에 앞서 배포한 개회사에서 "한미 동맹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맹 중 하나지만 북한의 핵무장을 막는데 있어서는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전술핵 재도입을 주장한 것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핵뿐이기 때문"이라면서 "전술핵은 미국의 것이기 때문에 재도입하더라도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 우산'은 '찢어진 우산'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이제 찢어진 우산을 고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인도나 파키스탄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미국과 매우 가까우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도 핵 무장을 하는 것이 북한과 '빅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북한 출생으로 대북사업에 앞장선 부친인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는 왜 선친의 뒤를 따르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면서 "저 또한 북한 사람들을 돕고 싶고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햇볕정책의 논리는 이솝 우화에 근거하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보다 적절한 이솝 우화는 개구리와 전갈 이야기"이라고 선을 그었다.
햇볕정책의 근거가 된 이솝우화는 나그네와 외투의 우화로 강풍보다는 햇볕을 비춰야만 서로 변한다는 것이며 정 전 대표가 언급한 개구리와 전갈은 천성을 거스리기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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