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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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단계로 보이는 강력한 핵실험이라면 폭발력은 20∼50킬로톤(Kt)정도다.
기상청 국가지진센터 측에 따르면 2006년 1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리히터 규모로3.6,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4.4였다.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하면 진앙지로부터 반경 50㎞ 내에 있는 사람은 흔들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1,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각각 1Kt 안팎, 2∼6Kt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20Kt의 폭발력은 리히터 규모 5 안팎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실험 아래에는 백두산과 연결된 마그마층이 있다. 1층 마그마(지하 10km 지점)와 2층 마그마(지하 20km 지점)다. 이때문에 백두산과 연결된 마그마 층과 핵실험 장소 간 거리는 8km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핵실험이 마그마 층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러시아 기상관측 위성 ‘테라(Terra)’가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1차 핵실험 후인 2006년 10월 18일 백두산 정상에서 고온의 가스와 열이 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정상의 가스 분출은 마그마 활동이 분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백두산은 통상 100년에 2∼3차례 분화했고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은 지난 1925년이다. 지난 2002∼2003년에는 백두산의 화산활동이 활발해져 다시 분화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 학계는 뚜렷한 기록이 없기는 하지만 백두산이 1천년 전 10세기에 인류 역사상 최대 폭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백두산이 다시 대폭발 하면 대규모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화산폭발한 1000년전 분화당시 규모를 기준으로 한다면 화산폭발지수(VEI)는 7.4이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VEI가 8이면 ‘슈퍼화산’이다.
만약, 겨울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8시간 만에 화산재가 울릉도를 뒤덮고 12시간 뒤에는 일본에 도달해 동북아의 항공운항이 마비된다는 관측도 있다. 국립방재연구원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유해물질 확산 대기모형(ALOHA)’에 따라 실시한 모의실험 결과다.
국립방재연구소의 모의실험결과에 따르면 겨울철에 폭발하는 백두산의 화산재는 동남쪽으로 이동한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화산재는 8시간 만에 울릉도 독도에 도달하고 12시간 뒤에는 일본에 상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에는 16시간, 도쿄 인근까지는 18시간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겨울에는 동해와 일본, 여름에는 북한의 북동부와 중국 북동부, 러시아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된다는 결론이다.
우리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화산재로 인해 농사가 불가능해진다면 식량난으로 대규모 탈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의 `2010년 거시경제안정보고서'는 겨울에 백두산이 분화하면 북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화산재가 남쪽으로 내려와 항공기를 통한 수출길이 막히고 이상 저온현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폭발 이후 화산재가 편성풍의 영향으로 북한 함경도 일대의 철도, 도로, 전기, 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무용화 시킬 가능성도 높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함경도 등 반경 약 100㎞ 내에 산사태, 홍수 등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 1902년에도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섬의 몽펠레화산에서 화쇄류가 분출하면서 약 3만명의 시민 대부분이 전멸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백두산 화산연구 권위자로 통하는 부산대 윤성효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이 어느정도의 폭발력을 보일지, 그리고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러운 것이사실"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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