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임철영 기자] 장기불황에 동반 침체양상을 보였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봄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침체로 자금난에 빠진 대기업들이 M&A시장에 대거 매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긴 불황으로 이들 기업의 몸값이 떨어지면서 M&A를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기업도 늘어났다.
대한해운, 팬오션 , 동양매직 등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특히 매각작업이 시작된 대한해운, STX팬오션의 경우 복수의 인수 희망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등 연초부터 M&A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해외업체 인수, 해외업체의 국내업체 인수도 지난 정부때와는 달리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정책적 변화를 앞두고 눈치를 봤던 국내외 업체들이 실적이 부진했던 업종을 중심으로 사전 인수작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M&A 시장이 연초부터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자 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기업들도 바빠졌다. 벌써부터 주요 매물 인수 후보군에 삼성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등 주요그룹 계열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일부 기업의 경우 CEO가 직접 나서서 관심을 표명하는가 하면 일부는 겉으로 정중동 행보를 보이면서 물밑작업을 하는 곳도 있다.
M&A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금융기관들의 움직임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IB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사모펀드를 구성해 매물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5위권 아웃도어 업체 네파를 5500억원 안팎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사례다.
시중은행 한 IB 관계자는 "업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몇 년동안 부진했던 업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STX팬오션, KAI 등 대형 M&A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 올해 대어급 매물과 함께 중소 M&A시장도 살아날 것"이라며 "특히 제약업종, 증권업종, 해운업종의 경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시간이 갈수록 선발주자가 후발주자를 인수하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시장규모는 600억달러(한화 63조원)로 전년 556억5000만달러 보다 7.8% 성장할 전망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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