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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재앙을 보따리로 감싸 안는 여자

최종수정 2013.01.18 22:28 기사입력 2013.01.18 10:42

지난 2006년 이불보 설치작업 중인 김수자 작가

설치작가 김수자씨, 올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참여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국관을 하나의 보따리로 상정했다. 보따리의 싸고 푸는 성격을 최대한 밀도 있게 전개할 것이다. 소리와 빛을 이용한 작업인데, 관객들에게 개인적이고 신체적인 강력한 체험이 되길 기대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참여 작가로 선정된 김수자 작가가 전시방향을 소개했다. 지난 16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승덕 한국관 커미셔너와 함께 등장한 김수자 작가는 "그동안 베니스 등에서 보였던 보따리 작업의 개념과 문맥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이 유리인 한국관의 건축적 특징을 두고 김 작가는 "유리를 통해 바깥 빛을 안으로 끌어오면서도 새로운 작업들을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며 "비물질적인 '싸는 행위'로 해석한 '보따리'를 보여주는 것이며, 그동안 주로 비디오 작업들이 많았는데 건축적인 설치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기존에 가벽을 세우거나 빛을 차단해 작품들을 설치했던 것에서 건축구조를 최대한 살리면서 소리, 빛, 색채 등 비물질적인 요소가 집합된 작업이다. 전시 기간 중에는 관람객수를 제한해 한명씩 한국관에 들어가 조용히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 커미셔너는 "유리 재질이 많은 '한국관'의 건축구조물 자체가 이번 프로젝트의 도전"이라며 "베니스비엔날레는 무엇보다 국가관 경쟁이 치열한데, 김수자 작가와 만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국관의 전체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 가장 적합한 작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경

김 작가는 1980년대부터 전통적인 천조각인 이불보를 사용해 보따리를 싸서 설치작품과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1990년대 초반과 후반 각각 '보따리'와 '바늘여인' 연작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일상적 모티프를 동시대 미술에서 보편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켰다는 평이다. 이어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주, 전쟁, 피난, 문화적 충돌, 생명과 자연 등을 화두로 삼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업도 작가가 지난해 11월 뉴욕의 블랙아웃을 경험하면서 고심했던 '자연재앙'과 연계돼 있다.

 

그는 이미 1999·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본전시에 참여한 바 있으며, 2000년 로댕갤러리(현 플라토) 이후 10년만에 아뜰리에에르메스에서 개인전을 연 후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는 이탈리아 베니스 카스텔로 공원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다. 홀수년은 미술전, 짝수년은 건축전으로 개최된다. 총 10만평 부지에 펼쳐지는 이 전시는 국가관별로 개최하는 것이 특징으로, 국가관은 총 26개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26번째 국가관으로 개관했다.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작가로 개관 첫회에 전수천 작가, 1997년엔 강익중 작가, 1999년 이불 작가가 연속 3회 특별상을 받았다.

 

올해 55회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프리뷰를 거쳐, 6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총감독은 2009년 8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역임한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맡는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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