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자료 근거로 업계 감시하다니..'석유수급 전산시스템' 탁상행정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정부의 석유수급보고 전산시스템 재추진'<본지 2012년 12월21자 1면·2013년 1월2일자 6면 참조> 방침에 대한 정부와 업계 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부는 가짜석유 유통 근절을 위한 효과를 적극 강조하고 있는 반면 업계는 실효성 논란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11일 한국주유소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 등 관련 업계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짜석유 유통 차단을 위한 석유수급보고 전산시스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석유는 대부분 보일러등유 또는 실내등유를 섞어 제조·유통되는 것으로, 정부는 등유의 수급 상황을 파악할 경우 가짜등유를 손쉽게 적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관련 정책을 설계했다.
업계가 실효성 논란을 제기한 핵심 배경은 정부가 사용한 가짜석유 통계의 자의성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가짜석유 유통 핵심인 보일러등유는 2011년 7월 유종이 폐지됐고, 지난해 5월에는 용제 수급보고를 강화해 가짜석유의 원료가 대부분 차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과거 2009년 자료를 기준으로 가짜석유 유통량 및 탈루세액을 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차기 정부의 입장 발표에 대해 업계는 탈루세액 통계치의 오차를 문제점으로 들고 나왔다.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논리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석유관리원에서 같은 시기 발표된 두 연구용역 간 탈루세액이 6000억원의 차이가 있다"며 "이는 탈루세액추정 연구용역의 결론부분에서 탈루세액 규모 추정의 신뢰성에 과대 추정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가짜석유는 용제 및 등유형이 아닌 다른 유형의 가짜석유이므로 석유사업자의 유통경로 추적을 통해 적발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며 "가짜석유의 실제 근절효과에 대한 정밀한 효과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이를 무시한 채 추진되는 수급보고 전산화는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어설명)석유수급보고 전산시스템=정유사와 대리점, 주유소와 소비자 간 거래내역을 하루 단위로 파악하는 시스템. 지난해 6월 지식경제부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2년치 예산 388억원 중 올해 초기 예산 77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협의했지만 예산안 심사에서 최종 누락, 무산됐다. 이후 지경부는 국회 지경위에 관련 안을 재신청했고 지난 1월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통과로 6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해당 정책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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