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성장 위해 다시 뛰자" 의미인 듯…전략기획·자금·재무부서 등에 격려 메시지
대신 그는 경영정상화 노력을 위해 지난 3년여 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전략기획·자금·재무부서 등 핵심부서 위주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율협약 시작부터 졸업까지 지난 3년 동안 항상 중심에 있었던 그였기에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지만 감회 대신 직원들에 대한 노고 치하로 자축을 대신한 것이다.
실제 자율협약 졸업을 통해 독립경영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박 회장의 노력은 지난 3년여 간 지속적으로 전개돼 왔다.
박 회장은 회장직 복귀 이후 설계·발표한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 20개 제품 글로벌 1위'라는 내용의 '비전(VISION) 2020'은 자율협약 졸업 이후 퀀텀점프를 노린 그만의 혜안이었다.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을 불식시키는 해결사 역할도 박 회장의 몫이었다.
박 회장의 독립경영에 대한 희망은 올 9월 본사 이전으로 보다 구체화됐다. 박 회장은 본사 이전 후 공식 회의석상에서 "(2010년 분리경영이 시작된 이후로) 이제 더는 (금호석유화학이) 그룹으로부터 도움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과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우산이 있어 다소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홀로 서야만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박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보유 지분은 자율협약 이전인 200만주 대를 회복했다. 자율협약 이후 주식가치 하락·주식담보대출 이자 미납 등을 사유로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선 지 2년6개월여 만의 일로 독립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200만주 회복은 자율협약이라는 금호석유화학의 치욕의 역사에 대한 종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7월 이후 자율협약 이전까지 박 회장의 금호석화 지분은 200만주 대를 줄곧 유지해 왔다. 당시 지분율도 형제경영시 가계별 10.01%라는 보유 원칙을 준수, 9%대를 유지해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세계일류상품 등재 노력 등 본격적인 글로벌기업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 금호건설 · 금호타이어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타사들이 여전히 경영정상화 과정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 자율협약졸업을 설명하는 과정에 지나친 표현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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