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G의 선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다각화된 계열기업을 거느린 재벌기업에서 각 계열사의 핵심역량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옵티머스G는 LG전자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화학, 이노텍 등 그룹 관계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만든 스마트폰이다. 제품의 개발 및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앞서가는 경쟁사 제품과 견줄 만한 '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계열사 간 핵심역량 융합은 구현하기가 쉽지 않으나, 막상 해 내고 나면 상당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삼성전자가 보여주고 있다. LG그룹에 '시너지상품기획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LG전자 내에도 구본준 부회장 직속의 시너지상품기획담당을 신설한 것은 앞으로도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상품'을 많이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셋째, 스마트폰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삼성과 애플로 양분되다시피한 스마트폰 시장에 LG가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고 경쟁자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주었을 것이다. 가시권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경쟁기업이 다시 추격해 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선발주자들은 긴장도 하고 자극도 받는다. 이는 경쟁의 선순환이다.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에 좀 더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2010년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략적 오판 등에 의해 수익구조가 나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언제쯤,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회복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학생들에게 전략경영을 가르치면서 종종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언급하게 된다.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LG 휴대폰 사업부의 회복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붙이기도 했다. 토론을 들으면서 내심 LG전자가 휴대폰 시장에 멋지게 컴백하기를 바랐다. 한 번의 잘못된 전략적 판단으로 어떻게 기업이 후퇴할 수 있는지, 그리고 또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확실하게 보고 싶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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