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치과의사들이 채용하지 말아야 할 '직원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있어 충격을 준다. 직원의 실명과 사적 정보까지 구체적으로 담아 집단적인 취업 방해는 물론 인권침해 논란까지 낳는다. 앞서 치과의사들은 "진료를 거부하자"는 취지의 '환자 블랙리스트'를 공유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자료에는 치위생사ㆍ간호조무사ㆍ치기공사 등 276명의 실명과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나이ㆍ거주지ㆍ경력ㆍ학력 등 기본 사항을 포함해 성향ㆍ외모ㆍ가정사 등이다. 리스트에 포함된 직원은 채용하지 말라는 의미다.
특히 자료에는 '일 못함' '불친절' '무단결근' '횡령ㆍ절도 경력' '허위 이력서' 등 채용에 참고가 될만한 내용뿐 아니라 외모에 대한 주관적 평가나 사생활 정보까지 상세히 기록해 인권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뚱뚱하고 못생겼다' '완전 싼티(싸구려 분위기)남' '술담배' '유산한 후 비용 요구' '부모 이혼' '키 크고 눈매가 섹(섹시)함' '밤에 술집 일함' 같은 식이다. 이 자료는 해당자를 직원으로 뒀다 피해를 봤다며 원장들이 게시판에 올린 내용을 누군가 취합해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치과협회도 '개인적 문제'로 취급하고 자료의 확산을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치과계 관계자는 "문제의 익명게시판은 직원뿐 아니라 치료에 불만을 표시하는 '진상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특정인에 대한 성희롱 등 악질적 발언들이 흔히 게재된다"고 말했다. 'D사이트'는 치과의사 총 1만7000여명 중 1만5000여명이 가입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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