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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명품수선 두얼굴'···압구정 '불황', 명동은 '활황'

최종수정 2012.10.21 10:00 기사입력 2012.10.21 10:00

'명품의 메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서 로데오 거리까지 이어지는 압구정 명품 상권에 즐비했던 명품 수선집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남은 집들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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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30년 동안 압구정에서 명품 수선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야. 올 여름엔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니까. 일 하는 날 보다 노는 날이 더 많았으니까···”

19일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한 명품수선집. 30년 동안 압구정에서 명품 수선을 해온 한성서 씨는 "요즘 너무 장사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명품의 메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서 로데오 거리까지 이어지는 압구정 명품 상권. 이곳에 즐비했던 명품 수선집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직 장사를 접지 못한 상인들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한 씨는 “명품이고 국산이고 수선 맡기는 사람들 자체가 줄어 들었다”며 “돈 많은 사람들도 경기가 안 좋으니까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 압구정 명품 상권이 다 죽었다"고 털어놨다.

한 씨는 “요즘은 사람들이 쇼핑하러 압구정에 오지 않고 가로수길이나 명동으로 가는 것 같다”며 “사는 사람이 없으니 명품 옷 수선도 맡기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집 건너 한 집 있는 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던 명품 수선집과 명품 편집숍들은 장기 불황과 상권의 변화로 운영이 힘겨운 상황이다.

압구정 하면 '고가 명품'을 떠올리던 공식이 깨진 것. 명품 편집숍과 수선집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유니클로, H&M 등 SPA브랜드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었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압구정에서 자영업으로 명품을 팔던 편집숍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명품 상권이 죽어간다는 말은 계속해서 나왔다”며 “신분당선 개통으로 앞으로 압구정은 명품이 아닌 SPA브랜드가 주를 이룬 중저가 매장들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전에는 해외 여행길에 눈에 띄는 제품들을 우선 '충동구매'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몸에 맞게 수선을 맡기는 '씀씀이' 헤픈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경기 탓에 이 마저도 사라졌다.

명품 수선 전문 으뜸방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명품 수선을 맡기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찾아오는 손님이 30~40%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명동에 위치한 명품 수선집에는 외국인 손님들까지 몰려들면서 가게 뒤편에는 수선이 완성된 제품을 담은 쇼핑백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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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명동에 위치한 명품 수선 가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이 있어 명품 판매가 비교적 활발하고 최근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수요까지 몰려들면서 명동의 명품 수선 가게들은 오히려 더 북적거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맞은편 건물에서 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명동사 오모씨는 “우리 가게는 불황을 모른다”며 “전국 각지, 해외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든다”고 말했다.

일감이 많아 상기된 얼굴의 오씨 뒤편에는 수선이 완성된 제품을 담은 쇼핑백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오 씨는 “미국인이나 일본, 중국 관광객들도 찾아오는 경우도 꽤 늘었다”며 “워낙 오랫동안 자리 잡고 하다 보니 불황이라도 믿고 맡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가게에는 오후 늦은 시간까지 수선을 맡기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들은 한시도 쉴 틈 없이 손을 놀렸다.

1953년부터 명품 수선을 해온 명동스타사도 불황을 모른다고. 명동스타사 관계자는 “갖고만 오면 뭐든지 고쳐줄 수 있다”며 진열대 가득 찬 고객들의 수선 제품들을 보여줬다. 수선을 마치고 고객을 기다리는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안에 있는 수선집도 몰려드는 손님에 바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여성복 매장에 위치한 수선실은 간단한 바지 수선도 일주일이나 걸린다.

백화점 수선실 관계자는 "지금은 세일기간이라 대목이기 때문에 급한 것 아니면 나중에 찾아오라"며 손님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명동에서 십여 년 째 명품수선을 해 온 서병국씨는 "압구정에 있는 명품 수선집은 한 집 건너 한 집 있는 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 명품 거품이 빠지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명동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이 늘어나서 불황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괜찮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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