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상 "내년 투자규모 올해와 비슷할 것"
정치리스크 커지고 글로벌 장기 불황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유럽 재정위기서 시작된 글로벌 시장의 장기 불황', '경제민주화'….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사업계획에도 보수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정치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경영의 주안점을 성장보다는 내부체질 강화에 두기로 한 것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 세계 경기 턴어라운드 가능할 듯= 아시아경제가 30대 그룹 주력 기업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소 시점으론 43%가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답변도 23.3%나 나왔다. 이에 반해 올 4분기나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답변은 각각 3%, 10%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 불황의 해소 시점이 불투명해 국내 경제의 반등 시점 역시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4분기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3분기 수준(50%)이나 3분기 보다 소폭 나빠질 것(23.3%)이란 전망이 73.3%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3분기 보다 소폭 나아질 것이란 답변은 20%였다.
◆불투명한 경영환경..내년 사업계획 보수적으로= 경영환경이 이처럼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사업계획도 보수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30대 기업의 내년 투자규모를 묻는 질문에 56.7%가 올해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보다 투자규모를 10% 정도 감축하겠다는 응답도 6.7%나 됐다. 아직 투자계획을 정하지 못한 곳도 20%에 달했다. 반면 올해보다 투자비를 10% 정도 늘리겠다는 답변은 13.3%였고 올해보다 20% 정도 더 늘리겠다는 답변은 3.3%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하며 경쟁력을 제고해 왔던 모습과는 비교된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현재 경영환경이 매우 불투명한 만큼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기업을 옥죄서는 안된다"며 "정치권은 기업정책을 1순위로 삼아 시장에 활력을 줘야 하며 기업도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추가 하락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30대 기업 절반은 1100~1149원을 적정환율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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