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도 '철학' 담는 시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비슷비슷한 사회공헌 활동은 가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철학을 사회공헌 활동에 녹여내는 기업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단순 봉사활동이나 물품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단연 눈에 띈다는 평가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 2008년부터 '러브메터' 캠페인을 통해 무료 개안 수술을 지원, 현재까지 총 400안(眼)이 넘는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다.

현대엠엔소프트의 주력 제품인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가 운전자들의 앞길을 밝혀주듯, 무료 개안 수술을 통해 소외된 이웃의 눈을 밝힌다는 취지다.

자사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지니', '맵피' 고객들이 지도를 업데이트하거나 지도 개선 내용을 제보할 때마다 러브메터 온도계의 온도가 올라가며, 높아진 온도 금액만큼 무료 개안수술을 후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료 개안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 댓글을 달면 그 수치만큼 러브메터 온도계를 높여 주고 있다.

스토리지(저장장치) 전문업체인 한국EMC는 2009년부터 '꿈의 도서관' 사업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의 저장장치를 만드는 스토리지 업체가 지식의 저장고인 '책'을 지역 아동센터에 기증, 의미를 더한다. 단발적 기부에서 벗어나 교육 및 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유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까지 10개 지역 아동센터에 총 8800권의 도서, 학용품, 책장을 전달했으며 지난달에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일신성화학교 지역아동센터에 EMC 꿈의 도서관 10호를 개관했다.

정수기로 유명한 코웨이는 물과 관련된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한 '행복한 우물 파기' 사업을 통해 캄보디아의 열악한 수질 환경을 개선하고있으며, 2004년부터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천을 대상으로 '유구천 가꾸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5년 만에 3급수였던 유구천을 1급수로 개선, 큰 호응을 얻었다.

자사의 주력 상품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회사들도 있다. 교육전문 회사 더존E&H는 2009년부터 교육환경이 열악한 전국 분교 및 분교급 초등학교 20곳과 북한 이탈주민 자녀 학교에 자사의 화상영어 프로그램 '인글리쉬'를 후원하고 있다. 또 음악·피아노 교육 프로그램 뮤직큐(MusIQ)를 다양한 음악교육 현장에 공식 후원하는 활동도 함께 전개 중이다.

노재선 현대엠엔소프트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한 기금 전달을 넘어 기업의 철학을 전달한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기업들이 단편적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