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경제민주화 헌법조항 입안자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런 지적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 원장은 "(재벌활동에 대한 사전규제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커서 지양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히고 "글로벌시대에 맞지 않는 과잉규제"라고 규정했다.
최 원장은 또 "원인금지식 사전규제보다는 불법행위 또는 불공정거래 발생시 이해당사자들이 사적 자치의 원칙에 입각해서 스스로 사법적 구제수단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경제력집중 문제를 부각시킬 때 보통 30대 혹은 10대 기업집단의 매출액이나 자산총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근거로 제시하는 데 이는 경제학적으로 옳지 않은 계산법이라는 것이다.
GDP는 국내기업의 해외생산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의 해외생산, 판매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력집중이 과장될 수밖에 없다는 게 배경이다.
최 원장은 이런 계산 방식을 다른 나라에 적용하면 네덜란드의 경우 10대 기업의 자산총액과 매출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20%ㆍ98%로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70%ㆍ6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일례로 제시했다.
그는 "분자와 분모에 동일한 성격의 변수를 써서 경제력집중을 측정하면 한국의 경제력집중은 증가추세에 있지 않으며 글로벌 시대의 국제적 정합성에서 벗어난 특단의 규제가 필요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벌의 소유구조 자체를 문제삼는 원인금지식 사전규제를 지양하고 불법행위나 불공정거래 관행을 엄벌하는 쪽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게 최 원장의 주장이다.
함께 토론에 나선 유진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지주회사 체제 같은 직접적, 총량적 규제는 최후에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 개념은 논점이 명확하지 않다"며 "출총제를 재도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순환출자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며 순환출자 금지나 의결권 제한은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관해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장은 "(당내에서) 어느 한 쪽은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고 이에 대해 다른 쪽은 재벌 편들기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재벌의 시장지배력 강화에 반대한다는 데는 문제(이견)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사회정의 개념을 경제에서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민주화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논의는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당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다양한 의견이 있는게 새누리당의 전통"이라며 "실행할 수 있는 결론을 내서 한목소리로 추진해나아가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대기업이 잘 되는 것은 좋다. 잘 돼야하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경제력집중의 문제가 너무 크다"며 "성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여의도연구소가 토론에 앞서 지난 6일 전국 성인남녀 32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76%가 "경제민주화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 가운데 60%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금지와 적합업종 지정 등 중소기업 보호를, 38%는 탈세ㆍ횡령 등 재벌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가장 시급한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84%는 이번 대선에 경제민주화 문제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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