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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공주님은 무슨 옷을 입었을까 ?

최종수정 2012.07.26 10:10 기사입력 2012.07.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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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옷

활옷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붉은색 비단에 보라, 청록, 파란, 노랑 등 다양한 색실로 화려하게 수놓였다. 뒷면은 나비, 꽃, 풀잎같은 수 문양이 빼곡하고도 요란하다.

소매는 몸통보다 더 크고 배와 어깨부분엔 쌍을 이룬 봉황이 담긴 원형 금각이 열개씩 박혀있다.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1818~1832년)가 혼례 때 입은 예복이다. 이를 활옷이라 부르는데 조선시대 주로 왕실이나 사대부가에서 착용되다가 점차 민간의 혼례복으로도 쓰였다.

풀잎색 긴 저고리에 붉은색 옷고름이 펼쳐진다. 소매통은 좁고 몸통은 아래로 갈수록 부채꼴 모양으로 넓어진다. 순조의 셋째 딸 덕온공주(1822~1844)가 어린 시절 입던 '장옷'이다.

조선시대 여인들이 외투로 입다가 후기로 갈수록 점차 쓰개용으로 용도가 변했다. 덕온공주가 입었던 시절에는 외투와 쓰개용으로 혼용해 입었던 옷이다.

장옷

장옷

순조의 딸이 입던 활옷과 장옷을 비롯해 조선왕실의 어린아이들이 입던 옷들, 사대부 남성들과 여인들의 패션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운현궁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복식을 전공한 정완진 박사(여 43)가 기획하고, 고증·재현·제작한 1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활옷과 장옷 사이로는 조선말기 왕실 자녀가 입었던 옷을 근거로 해 만들어진 노랑 색동저고리와 초록당의, 사규삼이 보인다.

색동저고리는 색색의 조각 천을 연결한 소매와 옷고름 아래 섭에서 오방색의 장식적인 효과가 두드러진다. 작은 천 조각들을 연결해 패턴을 만드는 것은 당대 옷을 만들던 장인들의 정성도 함께 느껴진다.

초록 당의에는 왕이나 왕비, 그 자녀들만 덧댈 수 있는 '보'가 양 어깨와 가슴, 등 쪽에 붙어있다. '보'는 원형 테두리 안에 용과 구름 등 각종 그림들이 수놓아진 것을 뜻한다. 왕실에서 입는 겉옷에 '보'를 덧댔다면 관리들은 네모난 '흉배'를 달았다. 흉배는 두 개만 달 수 있다.

(왼쪽부터)당의, 색동저고리, 사규삼

(왼쪽부터)당의, 색동저고리, 사규삼

정 박사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옛 우주관을 엿볼 수 있는데, 조선 시대에는 보와 흉배로 왕실과 관리를 구분해 복식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규삼은 '네 자락으로 갈라진 옷'을 뜻한다. 양쪽 소매와 가슴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 옷은 조선시대 남자 아이들이 관례를 치르기 전까지 착용했다. 특히 옷의 끝부분 마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바라는 덕목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열녀지정', '군자지절' 이란 말이 보인다. 글자와 무늬는 금각으로 찍혔다. 금각은 옷을 다 제작한 후 마지막으로 금색의 문양이나 글자를 찍어 넣는 것을 뜻한다.

맞은편으로는 조선후기 사대부 남성들이 즐겨 입던 외투인 대창의나 중치막이 있다. 중치막은 양 옆으로 트임이 있고, 대창의는 허리선 아래로 뒤트임을 뒀다. 혼례용이나 왕실 아이들의 옷처럼 원색적이지 않고 은은한 빛을 담고 있다.

액주름

액주름


조선시대 전기부터 17세기까지 유행한 남성 패션복이 있다. 옅은 하늘색 시원한 모시 천으로 만들어진 '액주름(腋注音)'이란 옷이었다. '액'은 겨드랑이를 뜻한다. 이 옷은 특이하게 겨드랑이 밑부분에 주름이 잡혀 있다.

정 박사는 "액주름을 보면 조선전기 남성들의 패션이 요즘 시대보다 훨씬 멋스러운데, 당시 이 옷은 사대부 남성들에게 크게 유행하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완진 박사

정완진 박사

조선왕실과 사대부가의 복식의 고증작업은 출토유물이나 각종 보고서, 문헌을 통해 이뤄진다. 출토유물이란 개발계획 등으로 왕실이나 귀족 무덤을 이전할 때 관에서 나오는 유물을 뜻한다. 특히 복식유물 중 출토유물은 가까운 조선시대의 것이 가장 많다. 이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은 단국대학교 석주선 박물관이다. 총 9000여점을 가지고 있다.

정 박사는 "개인 소장가 석주선 선생이 기증해 전시된 유물들이 많은 참고가 됐고, 실물이 없을 땐 상상을 가미해 재현을 하기도 한다"면서 "학자로서 연구를 중심으로 전통복식들을 고증, 제작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 옛 옷들을 일반인들과도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전시를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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