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할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분분한 가운데 국민연금은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공개매수에 응해 차익실현에 나서자니 상황이 바뀔 경우 헐값에 지분을 넘겼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 수 있고, 불응하자니 차익실현 기회를 포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국민연금에 손해가 나는 일은 아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최근 국민연금 지분축소 움직임으로 더욱 신빙성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9일 지분 공시를 통해 한라공조 지분을 기존 975만2112주(9.13%)에서 864만5193주(8.1%)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말 한라공조 결산실적 컨퍼런스에서 비스티온이 한라공조의 100%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던 만큼 공개매수를 염두한 행보였을 것이란 시각이다.
5%의 지분만 남기더라고 배당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어 손해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한라공조의 올해 시가배당률은 3%로 제조업체 가운데 높은 편이다. 지난 2008년 320억원이었던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710억원까지 확대됐다.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한라공조 공개매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벌 수도 있다. 비스티온은 한국을 비스티온의 글로벌 공조 부문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헤지펀드(Solus Alternative Asset Management)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스티온이 결국 몸값을 높여 재매각에 나설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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