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식장에서 제공하는 음료수의 크기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는 무조건 병 개수로만 계산하는 예식장 특유의 계산법을 이용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뷔페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맥주 사이즈도 500ml에서 330ml로 줄어 지금은 으레 '예식장 맥주=330ml'가 당연하듯 통하고 있다.
▲종이컵 10개 미만 쌓아놓은 높이의 190ml짜리 콜라. 예전에는 한 병을 따면 2~3명이 함께 마실 수 있었지만 지금은 1인용 수준이다. 일부 예식장은 이런 음료를 2000원씩 받고 있거나 아예 식대에 음료값을 포함해 '무제한 제공'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예식장들이 식대 산정 시 음료수 가격을 병으로 일괄 산정하고 있다. 콜라ㆍ사이다는 2000원, 소주 3000원, 맥주 4000원인 식이다. 그러나 이들 예식장에서는 병 개수로만 따지기 때문에 용량(ml)은 따로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를 들어 '콜라 50병'으로만 계산하지 '330ml짜리 50병'인지 '190ml짜리 50병'인지 정확하게 따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예식장 계약을 할 때 식장 대여비, 꽃장식비 등 큼직한 지출만 신경쓰고, 일일이 음료용량이나 가격까지 들여다보진 않는다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예식장에서는 음료값을 아예 식대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목동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식대 3만2000원에 음료 무제한이 포함됐다"면서 "어차피 음료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포함하는 게 당사자들한테도 유리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나 식사에 음료가 무조건 포함된다면 식대 또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결혼한 이모(30)씨는 "음료수를 밖에서 별도로 조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렇게 작은 용량인데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을 내 억울하다"고 꼬집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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