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구 감소 영향은 제한적.. 車·化·IT·금융 뜬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한국이 노동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2020년대에도 3% 연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진단했다. 코스피지수는 2023년이면 5000대까지 오르고 자동차·IT·기계·화학 부문의 건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전무는 “일부에서는 한국이 일본처럼 인구학적 요인에 따른 재정부담 가중,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연 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난 1951년부터 2010년까지 129개 국가의 사례를 실증분석한 결과 인구감소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일률적이지 않으며 나라마다 편차가 크다”고 반박했다. 네덜란드, 멕시코, 칠레처럼 인구증가율이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일본의 사례는 특수한 경우라는 것이다. 그는 “경제성장에는 노동력의 공급보다 인적자본, 투자, 생산성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 최근의 학계 연구결과”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아시아지역 전체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무역 개방도가 높다는 점, 고급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기술혁신이 용이한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여성과 고령인구가 노동에 참여할 여지가 많아 노동인구 부족 현상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세 가지를 들었다. 한국의 생산잠재력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추세에도 앞으로 계속 확대된다는 것이다.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경우 코스피는 현재 수준에서 12~18% 더 오를 수 있으며 2015년까지 3000선, 2023년이면 5000선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4% 수준인 국고채 10년물 장기금리는 일본과 같은 저금리의 고착화가 아닌 일시적 현상이며, 한국의 장기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에 글로벌 경제 회복과 함께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았다.
산업별로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진 자동차·화학·기계·IT가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인구 고령화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금융·인터넷·관광·의료·엔터테인먼트 등의 업종이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보았다. 특히 금융은 은퇴세대의 저축증가와 부동산 중심 가계자산의 재편성 등으로 다른 내수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매·통신·교육·건설 등의 부문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수출에 따른 내수경기 부양이라는 시나리오가 실패할 경우, 천연자원도 부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규모도 크지 않은 한국은 취약한 경상수지 구조와 국부(國富)의 부족으로 외환위기 등의 위험을 겪을 수 있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는 현재 글로벌경제의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남북한의 통일에 따른 지출, 한국의 무역환경이 예상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의 세 가지를 들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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