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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에 최강부대 '해병대 수색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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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에 최강부대 '해병대 수색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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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파주의가 내려진 평창군은 추웠다. 기자가 찾은 지난 6일의 기온은 기상청 기준으로 영하 20도. 하지만 거리는 활기찼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휘날리고 대관령 겨울 산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평창군에 위치한 1400m높이의 황병산. 산중턱에 오르자 빨간 명찰의 해병대 2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양낙규 기자의 Defense Club 바로가기
장병들은 하얀색 위장복을 입고 5주간 진행되는 눈밭에서 펼쳐지는 설상 기동훈련이 한창이었다. 수색대대 장병들은 적지에 침투해 첩보수집은 물론 상륙부대가 상륙하기 전에 화력유도, 목표타격 등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부대다. 이 때문에 수북히 쌓인 눈도 장애물이 될 수 없다.

이날 장병들은 실시한 훈련은 스키를 이용한 기동훈련과 적진에 침투하는 전술훈련. 해병대들은 산을 타기 용이한 산악스키를 이용한다. 길이도 일반스키보다 40cm가 짧은 130cm다. 길이 없는 산속을 다녀야하고 언제라도 급회전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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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편성된 곳은 1소대. 저격수를 포함한 12명이 적진을 침투해 가상의 건물을 폭파하는 임무다. 하지만 스키를 한 번도 안타본 탓에 기초훈련을 먼저 배워야 했다. 수색대대 장병들의 스키훈련은 총 3개의 구간으로 나뉜다. 초급자용 경사 20도의 C코스(500m), 중급자용 30도의 A코스(350m), 고급자용 35도의 B코스(250m)다.

완전군장을 하고도 하얀 눈밭을 쏜살같이 내려오는 장병들을 보니 속 쉬원해 보이기만 했다. 욕심이 난 기자는 A코스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지만 조교는 만류했다. 조교의 충고는 10분만에 동의해야 했다.

2.5kg의 스키화에 고정된 발목 때문에 중심을 잡기 힘든 것은 물론 오히려 뒤로 미끌어져 내려가기도 했다. 5m마다 넘어지는 기자에게 조교가 넘어지는 것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주만 일병(1143기)은 "적진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면 전술에 영향을 미치고 기동시간도 늦어지기 때문에 부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옆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이동한 C코스 꼭대기에서 할강이 시작됐다. 발가락을 모으고 뒷꿈치를 벌려 스키를 'A'자 모양으로 만들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속도를 줄이려면 스키 뒷부분을 더 벌려 발바닥안쪽으로 땅을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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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m도 내려오기 전에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쓴 탓에 발가락은 쥐가 날 것 같이 아파왔다. 힘이 풀린 다리는 결국 스키를 11자형으로 만들어버렸고 속도가 붙은 스키탓에 넘어지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이어진 훈련은 실제 기동훈련. 길도 없는 눈 덮힌 산악지역을 뚫고 적진에 침투해야 했다. 산중턱에 올라가자 첫 난관에 마주쳤다. 30m 높이의 암벽이 길을 막아버린 것. 소대장의 지휘아래 로프가 설치되고 암벽등반이 시작됐다.

다리를 이용해 요령 것 올라가야 하지만 이미 다리에 힘이 풀려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m가량 올라가자 온몸은 땀으로 범벅되고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20분만에 오른 암벽 위에 올라서니 장병들은 주변 경계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도와주지 않은 장병들이 마냥 원망스러웠다.

중대장 강덕훈 대위(해사 60기)는 "대원들은 어떤 상황에도 적에게 노출되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동간 말 대신 수화를 사용한다"며 전투식량과 물을 건냈다. 어느새 점심시간이었다. 산 정상에서 먹는 전투식량의 꿀맛에 밥그릇은 몇분만에 뚝딱 비워졌다. 하지만 점심시간도 장병들에게는 작전의 연장선이었다. 경계를 서는 장병들은 숨을 죽이며 식사시간동안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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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도 없었다. 곧장 스키를 꺼내든 장병들은 스키바닥에 가죽처럼 생긴 천을 부착했다. 물개가죽처럼 한쪽방향은 부드럽고 한쪽방향은 거칠어서 산에 내려올때는 빠른 할강을 하고 산을 오를때는 뒤로 밀림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눈이 무릎까지 차오른 지역에 오자 장병들은 스키대신 설피(雪皮)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원모양의 눈신발로 눈에 발이 빠지는 것을 방지해 줬다.

힘이 빠져 힘겨워하는 기자에게 정현진 병장(1121기)은 수통을 건네며 "수색대대의 훈련은 일반인에게는 엄두도 못낼 훈련"이라며 "최강 전력이라는 자부심과 철저한 훈련이 받아야만 전술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 능선을 타고 이동한지 2시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훈련포기를 선언하기 직전에 가상의 적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중대장은 재빨리 저격수를 전진 배치하고 2개의 조로 나눠 침투를 시작했다. 긴장감에 끊어질듯한 발목과 천근만근인 다리도 잠시 잊었다.

건물에 침투한 장병들은 폭탄을 설치하고 다시 스키를 착용해 산비탈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펑' 임무완수. 산 중턱에 걸린 석양을 뒤로한채 내려가는 장병들의 뒷모습을 보니 훈련도중 투덜거린 기자의 모습이 창피했다. 힘든 훈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성공하는 해병대 수색대대 장병들. 이들은 진정한 전투형부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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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강원도)=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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