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전국구 행파라치 A씨에 보상금 지급 결정..."깨끗한 공직사회 위한 제도가 꾼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씁쓸
전국을 돌며 행정기관의 부조리를 신고하고 상금을 타가는 거물급 '행파라치'가 인천에 출몰해 시의 수당 부당 지급 사실을 고발한 후 보상금을 요구한 것이다. 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보상금을 줬지만 씁쓸해 하고 있다.
A씨가 신고한 '부조리'는 시 종합민원실 소속 공무원들이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시는 그동안 민원실 소속 공무원 전원에게 월 2만원의 '민원 수당'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관련 규정상 민원 수당은 민원 창구 담당 공무원에게만 주도록 돼 있어 '부당 지급'에 해당한다는 지적이었다.
시 공직윤리위원회는 A씨의 이같은 지적을 받아 들여 최근 5년간 공무원들에게 부당 지급된 민원 수당 580여 만원을 환수했다. 또 조례에 따라 이중 30%인 170여 만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A씨의 정체가 알려지면서 시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A씨는 '선량한' 일반 시민이 아니라 보상금을 타낼 목적으로 전국의 지자체를 돌면서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캐고 다니는 '전국구급 행파라치'라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A씨가 대구 모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는 점이다. 고액의 등록금을 대기 위해 식당 서빙 등 힘겨운 아르바이트에 신음하는 등 또래들과 달리 확실하고 편안한 돈벌이에 일찌감치 눈을 뜬 셈이다.
A씨는 민원실 근무 공무원들이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고 있다는 뉴스를 본 후 전국의 각 지자체를 돌면서 행정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최근 1년간 종합민원실 공무원들에게 지급한 민원 수당 내역을 확인한 후 '부조리'로 고발해 보상금을 타내는 '꾼'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보상금 지급은 당연하지만, 깨끗한 공직사회를 위해 만든 제도가 일부 행파라치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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