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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이영수 "마인어 통역, 언제든지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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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2년째 마인어 통역 자원봉사 활동중인 이영수씨.

2년째 마인어 통역 자원봉사 활동중인 이영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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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에서 아파트 시설을 관리하는 이영수(남, 47) 씨는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어(마인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2년째 활동 중이다. 이씨에게 통역 요청해 오는 경우는 대개 긴박한 상황일 때다.
강제 출국 위기에 놓은 근로자, 병원에서 급히 수술을 해야하는 환자, 여권을 잃어버려 당황한 관광객 등등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다. 근로조건이나 임금 등의 분쟁으로 인한 한국인 고용주의 통역 요청은 그래도 덜 긴박한 편이다. 어느 경우 중재 역할을 터맡기도 하지만 통역요청이 올 때마다 즐거운 긴장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이씨는 지난 94년부터 5년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쌍용건설 현장주재원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회계결산ㆍ현장관리ㆍ현지인 관리ㆍ노무관리ㆍ제3국인 관리ㆍ총무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자카르타에 맨 처음 도착했을 땐 현지 언어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방언 터지듯이' 마인어가 술술 풀려 나왔다.

이씨는 "혼자서 많은 인력을 관리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마인어는 표현이 단순하고, 한국어와 어순도 같아서 쉽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무엇보다 현장에서 '사람'을 통해 터득해서인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잊어 버리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98년 IMF 경제위기로 10년간 일하던 회사에서 퇴사한 후 토목ㆍ자재 관련회사를 창업으로 운영하다 재작년 개인사업을 정리하고부터 통역 자원봉사요원를 시작했다.

가장 많이 받는 전화는 한국인 고용주와 인도네시아 근로자 사이에서의 통역 요청이다. 외국인 근로자와 한국인 고용주 사이의 분쟁은 임금 체불, 과도한 작업 시간 등이 많다. 게중에는 작은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도 종종 발생한다.

한번은 인도네시아 선원을 고용한 한국인 선주의 통역 요청 전화를 받은 적 있다. 인도네시아인 선원과 말이 안 통해서다. 인도네시아 선원은 "왜 그렇게 새벽 일찍 일을 해야 하냐, 근로조건이 좀 안 맞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도네시아 근로자는 선주가 아무리 말해도 '조수간만의 차'를 알아 듣지를 못 했다. 결국 이씨가 나서서 '썰물', '밀물'을 설명하고 밀물 때 배를 띄워야한다는 걸 일러주고서야 오해를 풀었다.

또 한번은 인하대 응급실에서 급히 수술이 필요한 인도네시아 여성이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한국에 여행 온 모녀였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갑자기 어머니가 의식불명이 됐다. 병원은 당장 약 투여와 CT 촬영등의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하고, 딸은 수술비도 없어 대사관에 연결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이씨는 병원의료진과 대사관을 연결, 긴박한 상황을 설명해 무사히 수술을 받게 했다.

이씨는 매월 평균 6건 정도의 통역 자원봉사를 담당한다. 이씨는 "마인어 통역 자원봉사들이 희귀해 내가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는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통역 자원봉사를 하면서 삶의 여유가 더 생기고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긴박한 통역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비비비코리아(BBB KOREA, 1588-5644)에 연결하면 된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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