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의 아버지'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제자 1/3은 해외 빅테크 진출"
"엔비디아 젠슨 황, AMD 리자 수 사례 봐야"
"해외 진출 인력은 엄청난 자산으로 돌아올 것"
"카이스트 총장되면 美 중심 협력 강화"
"中과의 기술 교류는 경계해야"
김정호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최근 한국 반도체 인재의 해외 유출 우려에 대해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평가했다. 업계 안팎에서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의 연구실 졸업생 중 약 3분의 2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로 진출한다. 나머지는 엔비디아나 구글과 같은 미국 기업으로 직행한다.
김 교수는 인재 유출이라는 시각에 대해 일부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해외로 진출한 졸업생들이 국내 기업의 동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보이지 않게 정보와 도움을 주고받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엔비디아 젠슨 황, AMD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대만계 리더들이 TSMC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해외에서 활동하며 얻는 경험과 정보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국제 협력에 있어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중국과의 교류는 의도적으로 단절했다"고 밝혔다. 기술 유출 위험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의 기술 동맹은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이스트 총장 후보로 나선 김 교수가 제시하는 비전도 비슷한 궤적을 가진다. 그는 "카이스트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선도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실리콘밸리, 보스턴, 워싱턴 D.C. 등에 협력 거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외교를 지원하기 위해 조지워싱턴대와 교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내 차원에서는 학부 AI 학과 신설, 전 학과 AI 교육 필수화, 지능정보대학 설립 등을 추진하고 H100 급 GPU 1000대 이상 규모의 자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기업을 위한 복안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카이스트 캠퍼스를 신설하거나 이전하는 계획이다. 대만 TSMC가 인근 대학과 교류하며 기술 개발 속도를 내는 데 대한 대안이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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