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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문제, 별도 위원단서 5년마다 검토·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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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의료인력검토위원단' 설립해 주기적 조정해야"
의학한림원·의기협 주최 심포지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별도 기구에서 5년 주기로 의료인력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의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의대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명환 기자]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의대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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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포럼'에서 "의사 정원이 남느냐 모자라느냐는 차치하고 미래를 생각하자"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의대 입학정원은 3058명이다. 1948년 6개 대학에서 800명 규모로 모집했던 우리나라 전체 의대 정원 수는 의약분업 파동을 거치며 2004년부터 같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입학정원 이외에도 특별전형 등 정원외 입학과 군위탁생을 합친 전체 정원은 3123명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증거와 충분하다는 근거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인 3.7명보다는 적은 수치다. 다만 국가별로 의료 인프라와 보험제도 등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의 1000명당 의사 수는 각각 2.7명과 2.6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향후 의사인력 수급이 일정 기간 부족한 현상을 보인 뒤 오히려 과잉된 수치를 보일 거라고도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의대 정원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2040년까지는 의사 부족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2030년 예상 진료비와 비교해 의사 수는 1만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2050년에는 의료 수요와 의사 수가 균형을 이루고, 2060년부터는 의사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의대 정원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2070년에는 7만4000여명의 의사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의료 수요가 변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탄력적인 의대 정원 운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일본이 의대 정원을 고령화 영향으로 늘렸다가 의료비 감당 문제로 다시 줄이고 있다"면서 "의대 정원을 향후 10년간은 늘린 뒤 점차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의료 수요의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만큼, 이를 검토할 '의료인력검토위원단'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 수요 예측은 합계출산율과 같은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정확한 추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의료인력 정책의 변화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활용도 의료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교수는 "의료와 인구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5년 단위의 검토가 꼭 필요하다"면서 "위원회가 아닌 위원단을 설치해 상시로 근무하는 직원을 두고 의료인력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의료단체에서는 정부의 의대 증원을 위한 수요조사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의사 인력 수급을 위한 수요조사는 수요 추계 등 다양한 변수를 활용해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과학적 추계 없는 의대 정원 증원 수요조사는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은 '의대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박 교수와 우 연구원장 이외에도 박중신 서울대병원 부원장이 '역량 중심 전공의 수련과 필수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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