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큐어 수출지원협의회 출범
주류 수출부진 …지난해 무역적자 1조3240억원
전통주·중소 제조업체 84%가 수출희망
외식전문가 백종원·국산 위스키 개척자 김창수 등 자문단 참여
정부가 우리 술 브랜드화에 나선다. '사케'는 일본, '보드카'는 러시아, '테킬라'는 멕시코를 떠올리는 것처럼 '대한민국 술'로 대표되는 우리 술 브랜드를 개발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11일 민·관 합동의 'K-리큐어 수출지원협의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무역수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인프라 부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고전하고 있는 전통주·중소 주류제조업체를 위한 협의회를 본격 가동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술 브랜딩과 상생의 주류 생태계 구축, 주류제조 교육·기술 지원 강화, 찾아가는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에는 박성기 막걸리수출협의회장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공동단장으로 수출 선도기업과 외식경영 전문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국산 위스키 개척자인 김창수 김창수위스키증류소 대표, 이화선 우리 술 문화원장 등도 참여한다.
정부가 이 같은 민관협의체를 발족한 것은 그만큼 주류 무역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술·혼술 문화 확산과 MZ세대의 위스키 열풍 등으로 주류 수입은 2019년 1조295억원에서 2022년 1조721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국내 주류는 해외 인지도 부족과 인적·물적 인프라의 한계로 수출액이 같은 기간 4047억원에서 3979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전통주 및 중소규모 주류제조업체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4%가 주류 수출을 희망하고 있으나 인프라 및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수출 활로 개척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해외시장 정보 부족 ▲수출관련 노하우 부족 ▲해외 공신력을 뒷받침할 국가적 지원 부재 등을 꼽았다.
이에 K-리큐어 협의회를 통해 우리 술 수출 추진동력을 키울 방침이다. 최근 K-드라마에 힘입어 우리 막걸리가 일본과 중국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아마존 재팬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착안해 국세청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주류산업협회 등과 협업해 국민 공모를 통해 대한민국 술을 브랜딩 하고, 상표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수출하는 주류제품에 K-막걸리, K-소주, K-위스키 등 'K-브랜드 라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우리 술이 K-콘텐츠 열풍을 타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주류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대기업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 인프라를 전통주·중소 주류 제조업체에 전수해주는 상생 채널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주류 대기업과 수출 선도기업의 수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수출 진흥 세미나'를 매년 정례화하여 중소기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해외시장 개척·확대를 지원한다.
정부 기관 및 주류관련 협회 회원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유용한 수출 정보도 한데 모아 제공한다. 주류면허지원센터 홈페이지를 국내외 주류 관련 정보를 총망라한 'K-리큐어 포털'로 확대 개편해 주류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고, 국세청과 농식품부(aT센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주류관련 협회, 수출 선도기업이 협업해 '주류 수출 가이드 북'을 발간한다.
주류 제조자를 위한 교육과 기술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양조기술과 창업·수출 노하우 등을 교육하는 '주류제조 아카데미' 과정을 내실화해 창업 준비자 및 신규 기업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확대하고, 농식품부와 협업을 강화해 수출 확대를 위한 교육, 해외 이슈 대응, 업계 애로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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