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총 100대 반도체기업 중 韓은 삼성·SK뿐…"후속주자 키울 정부 지원 절실"(종합)
글로벌 반도체 시총 1위는 대만 TSMC
삼성전자 3위, SK하이닉스 14위 그쳐
韓 반도체, 메모리 편중에 정부 지원 부실
세액공제율 상향 담은 K-칩스법 국회 계류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반도체 기업 중 한국 기업은 3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지분을 늘리고 미국이 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사이 국내 기업의 시총 순위와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기업이 약진하는 사이 메모리 중심인 국내 반도체 산업의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다.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에 기반해 시총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의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100대 기업 중 3곳(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을 포함하는 데 그쳤다. SK스퀘어는 지난해 SK텔레콤에서 분할한 투자 회사로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다. 실사업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뿐이라는 의미다. 경쟁국인 중국(42곳), 미국(28곳), 대만(10곳), 일본(7곳)에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 숫자다.
특히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과거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반도체 시총 1위 사업자였지만 최근 3위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준 시총 10위에서 14위로 네 계단 하락했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하락했다. 국내 기업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 14.4%로 수익성이 1.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3.9%포인트, 일본은 2.0%포인트, 대만 1.1%포인트씩 각각 수익성을 늘렸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메모리 편중이 두드러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올해 2분기 기준 각각 1, 2위 사업자다. 하지만 최근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시장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메모리보단 팹리스, 파운드리 기업의 입지가 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시총을 추월한 1, 2위 사업자가 각각 대만 TSMC(파운드리)와 미국 엔비디아(팹리스)인 것이 대표 사례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스템 시장 규모는 4021억달러로 메모리 시장(1538억달러)의 2.7배에 달했다.
박재영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농산팀 입법조사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가 누리는 반도체 세계 1위는 착시현상"이라며 "고부가가치 창출과 성장성이 큰 시스템 반도체 분야, 10㎚ 이하 미세공정 구현에 필요한 IP(지식재산권) 라이선스와 팹리스 분야는 세계 변방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파운드리를 포함한 팹리스와 후공정 등 반도체 공급망 전 단계에서 국내 산업 비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법인세 부담률(26.9%)이 미국, 대만의 2배인데다 시설투자 세액공제율(6%)은 미국(25%)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점도 개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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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원 전경련 산업정책팀장은 "대만은 TSMC가 자국 안보를 책임지는 기업이라고 인정하며 지원을 더하는데 우리나라는 세액공제율 25% 상향을 담은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법(K-칩스법)조차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못하는 등 지원이 부족하다"며 "외국 기업 대비 국내 기업의 불리한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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