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양재천 등 너구리 서식지와 주요 출몰 지역에
총 115km에 걸쳐 50~100m 간격으로 약 20개씩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야생 동물들의 도심 출몰이 이어지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광견병 예방을 위한 미끼 예방약을 살포한다.
17일 서울시는 야생 너구리 등을 통해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인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 달 28일까지 '야생 동물 광견병 미끼 예방약' 3만2000여개를 북한산·양재천 등 너구리 서식지와 주요 출몰 지역에 살포한다고 밝혔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사람은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퀸 교상 부위에 바이러스가 함유된 타액이 침투해 감염된다. 우리나라 광견병의 경우 너구리 등 야생 동물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야생 동물 광견병 미끼 예방약'은 동물을 유인하기 위해 닭고기와 어분으로 된 갈색 사각 블록으로, 이 안에 백신을 넣어 동물이 먹으면 백신이 잇몸으로 흡수돼 광견병 예방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미끼 예방약은 60여종의 동물에 대한 안전성 실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약품으로, 개나 고양이가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다. 다만 반려동물의 경우 광견병 백신(주사) 접종이 광견병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끼 예방약 살포 지역은 ▲너구리의 주요 서식지인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관악산·용마산·관악산·우면산·대모산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우이천·우장산·장지공원 등이다. 미끼 예방약은 시 경계 외곽 지역 총 115km에 걸쳐 50~100m 간격으로 약 20개씩 살포한다.
시는 시민들이 산행 중 나무 밑이나 수풀 속에 살포된 '야생동물 광견병 미끼예방약'을 발견할 경우,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람이 만지면 체취가 남아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어서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가을철 산행과 반려견 산책시 미끼약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도시화 등으로 서식지가 좁아지면서 야생동물의 도심 출몰도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야생동물센터 구조 현황에 따르면 2019년 78종 1054개체(조류 70종 897개체, 포유류 6종 155개체, 파충류 2종 2개체), 2020년 94종 1166개체(조류 82종 987개체, 포유류 8종 173개체, 파충류 4종 6개체), 2021년 94종 1491개체(조류 79종 1301개체, 포유류 9종 181개체, 파충류 5종 9개체, 양서류 1종 1개체)로 구조된 야생동물 종과 개체 수 모두 증가했다.
서울 등 수도권 일대 도심에 너구리 등 야생 동물 출몰이 잇따르면서 사건·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북구 우이천에선 산책 중이던 강아지가 야생 너구리의 공격을 받았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이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서울 송파구에서 공원을 산책하던 50대 여성은 너구리 3마리에 습격당해 팔과 다리를 물리는 등 크게 다쳤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