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거뜬하지" 내 생활비는 내가…가족 부담 줄이는 노인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900만명 돌파, 역대 최다
근로 희망하는 고령자 전체 54.7%…생활비 마련 즐거움
전문가 "노인기준 바뀌고 생산가능인구 기준 확대해야"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생활비를 직접 벌고 있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자신이 직접 경제 활동을 하다 보니, 자존감 회복은 물론 건강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는 고령층 기준 나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9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기준 전체 인구의 17.5%인 901만8000명으로, 2025년엔 20.6%인 1059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는 뜻이며,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고령인구가 되는 셈이다.
고령층은 10년 전과 비교해 스스로 부양해야 한다고 의식이 바뀌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0년간 고령자(65∼79세) 의식변화'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65%는 생활비를 본인·배우자가 직접 마련한다고 응답해 10년 전 51.6%와 비교해 13.4% 증가했다.
향후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자도 전체의 54.7%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12.1% 증가한 수치다. 고령층이 일하려는 이유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며, 이에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건강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70대 김 모 씨는 최근 자녀들에게 지원받는 생활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당부했다. 김 씨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아직 건강하고, 소액이라도 직접 벌면서 생활비에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70대 한 모씨는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다. 그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은 용돈 정도"라며 "70이 넘으니까 일할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손주 녀석들에게 용돈도 주고 싶다"며 "건강이 아직 허락하니 가능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령층은 아직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근로 이유는 생활비를 마련고 즐거움을 위해서 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반면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점차 늘어나지만, 일자리 수준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 가구주의 44.6%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고령층의 소득확보 개선을 위해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 제6차 「근로환경조사」 보고서에서 양승엽 조사관은 "고령층이 장시간 노동을 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그만큼 수입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를 보전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는 65세 이상 근로자들은 본인이 아직 일할 만큼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인 기준 조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65세 노인 기준은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당시 65세 노인 건강 표준과 비교해 오늘날 건강 수준은 현격히 차이 난다"며 "15세~64세까지로 보는 생산가능인구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65세 이상 고령층은 본인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속 일할만큼 아주 건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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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교수는 "경제적인 이유로 일해야 하는 계층별 이유가 다르겠지만, 올해 65~79세 고용률은 43.9%로 70대 이상 일하는 고령층도 많다"라며 "이제 60대 이상은 어디서든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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