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몰리는 서울의 '핫플레이스' 연남동 경의선숲길 끝자락에는 저층 주택 60여 동이 밀집해 있다. 일명 '연남동 세모길'(마포구 동교로51길 일대)로 불리는 이곳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데도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주민 90여 명이 연탄이나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해야 했다. 서울시는 40년 이상 오래된 이 주택가에서 '골목길 도시재생사업'을 벌여 지난해 말 마침내 도시가스가 공급되게 하고, 악취가 나던 하수관을 새로 교체했다.
16일 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시작된 골목길 재생사업을 통해 서울의 30년 이상 된 마을 10곳의 생활 환경이 개선됐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일정 구역을 정해 대규모 '면' 단위로 추진하는 기존 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500m∼1㎞ 이내의 '선' 단위로 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재생사업이다. 지역마다 3년간 마중물 사업비로 총 10억원을 지원한다.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비교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돼 주민협의체 구성과 의견 수렴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반영되는 장점이 있다.
연남동 세모길은 주민들로 구성된 '세모길 주민협의체'가 주민들의 불편·희망 사항을 빠르게 수렴해 계획을 수립하고 시가 사업비 등을 적극 지원하면서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도시가스와 노후 하수관 문제가 해결됐다. 다른 사업지인 용산구 두텁바위로40길에는 난간도 없이 낡고 경사져 오르내리기 힘들었던 골목에 계단을 설치하고, 야간시간대 안전을 위해 가로등도 교체했다.'
성동구 용답21길은 20년이 넘은 노후 하수관을 싹 바꾸고 각 주택의 빗물 홈통을 하수관에 직접 연결해 악취와 오수 문제를 해결했다. 이곳 주민들은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상토론을 펼친 끝에 각 대문 앞에 쓰레기 배출 공간을 지정한 '청결약속지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을 받아 전체 사업지 10곳의 총 21개 주택이 리모델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종로구 삼일대로32길 일대에는 방치된 나대지를 활용해 주민 쉼터 '익선공감'을 조성했다.
시는 현재 총 46곳에서 골목길 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첫 사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다른 사업지에 적용하고, 소규모 건축 활성화 방안 등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그동안 소외되기 쉬웠던 골목길을 재생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게 목표"라며 "마치 혈 자리를 자극해 순환 통로를 열어주는 것처럼 서울의 실핏줄인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어 도시 전체가 골고루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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