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람 몰려서 불안" 대중교통 감축에 쏠림현상…정책 실효성 의문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서울시, 8일부터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30% 감축 운행
시민들 "9시 이후 퇴근하는 사람도 있는데", "밀집 공간 만드는 꼴"
전문가 "풍선 효과 발생해 거리두기 효과 저하"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저녁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을 30% 감축 운행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오후 9시 이후 출퇴근을 하거나 불가피하게 이동을 해야 하는 시민들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대중교통 운행 단축으로 오히려 밀집도가 높아져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는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줄이게 되면 풍선 효과가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서울 시내 지하철 운행을 30%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4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에도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강화된 방침을 추가로 적용한 것이다. 시내버스는 이미 지난 5일부터 30% 감축 운행을 시행하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코로나19 관련 긴급브리핑을 열고 "서울시는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1시 이후 서울을 멈추는 결단을 했다"라며 "생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사회 활동을 제외한 이동과 활동을 중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긴급조치"라고 밝혔다.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는 오는 28일까지 3주간 적용된다.

지난 10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 10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중교통 감축 방침에 불편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오후 9시 이후에도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김 모(28) 씨는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가끔 야근할 땐 퇴근이 늦을 때도 있는데 버스를 감축 운행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어 "추운데 정류장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고, 버스 안도 이전보다 붐빌 때가 많다"라며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은 상관없겠지만 여전히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나, 야간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중교통 감축으로 인해 오히려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3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거리두기를 하려면 대중교통을 감축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운행 늘려서 사람 분산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밀집, 밀접, 밀폐 공간 가지 말라고 하면서 오히려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식점·술집 등의 매장 내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면서 해당 시간 전후로 이동하려는 시민이 늘어나 귀갓길이 더욱 혼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 권한대행은 7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혼잡도가 높아지면 방역 자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에 계속 체크하고 있다"며 "혼잡도를 높이지 않는 방향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근 시간 대중교통 이용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도 많아서 시차출근제 등을 통해 완화하려고 한다"라며 "저녁 시간도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시민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맞는 일관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를 위해서는 오히려 대중교통의 운행 횟수를 늘리는 것이 맞다"라며 "운행을 줄이게 되면 당연히 풍선 효과가 발생해 9시 전후로 인파가 몰려 붐비게 된다. 퇴근하는 시민들은 더 불편을 느끼게 되고 감염에 더 취약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의 방역 정책은 투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 두어야 한다"며 "정부가 설정해 놓은 거리두기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시민들에게만 방역 지침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방역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