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저는 임차인' 연설로 주목…국회 입성 전부터 거침없었던 '정책통'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저는 임차인입니다."이 한 마디로 시작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연설은 그를 단박에 정치권의 '스타'로 만들었다.
여의도 정치의 때가 타지 않은 연구원 출신인 초선 의원의 이 연설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그의 이름이 오르는가 하면,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의 연설 전문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한동안 범여권 인사들은 '진짜 임차인'을 자처하며 윤 의원 '때리기'에 나섰지만 여론의 역풍에 고개를 숙였다. 반면 '임대차 3법'이 여당에 의해 강행 통과된 후 무력감에 빠져 있었던 통합당에는 새로운 활기가 돌았다.
국회 연설을 통해 그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런 사람이 어디 있다가 나타났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윤 의원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정치 초년생이 아니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미 '정책통'으로 유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장,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재정과 노동, 복지 분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10년 전부터 소비자 후생 확대를 위해 일반의약품을 소매점에서 판매하고 일반인ㆍ대기업도 약국을 개설하는 영리법인의 약국 허용 등을 주장했다. 또 201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약값 공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제약사의 로비력 때문에 정책 개선노력이 좌절되어 왔다"며 "여기 계신 의원들은 좋은 분들이지만 모든 의원들에게 기대할 수는 없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제약사에 로비를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 이 발언으로 윤 의원은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질타를 받았던 것이다.
윤 의원의 '소신 행보'는 그 이후로도 이어졌다. 2016년 7월 "최저임금위원회에 아집과 정치만 남았다"는 말을 남기고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최초로 사퇴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등 포퓰리즘적 정책에 반대하는 기고를 언론에 실으면서 '포퓰리즘 파이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통합당 역시 이같은 점을 높이 사 그를 영입했다. 지난 봄에 펴낸 저서 '정책의 배신'에서도 그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대책 ▲국민연금 ▲정년연장 ▲신산업 대책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윤 의원의 강점은 '좌파'나 '독재'등 기존 보수 정치인이 쓰던 화법을 차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누구나 바로 이해할 법한 쉬운 말로 명확하게 문제점을 끄집어냈다. 또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가 '정책통'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총선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어느 상임위원회든 모두 자신 있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임대차 3법 등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책을 임차인 입장에서 비판했던 그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교육'이라는 새 화두를 꺼내들고 있다. 그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언니'의 예를 들었다. 자신의 언니 사례를 들어 수포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교육 현실을 지적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이 혁신에서 동떨어져 있고,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저항 때문에 디지털 활용도가 낮다는 점을 일갈했다. 대안으로는 온라인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제안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지사와 맞짱을 떠 몸값이 높아지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SNS를 통해서 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가 "2차 지원금은 경제 정책"이라며 재차 전국민 지급 주장으로 반박한 것이다.
물론 윤 의원의 거침이 없는 발언은 때로는 비난의 화살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언론 인터뷰가 잦아지면서 일부 그의 발언들이 반발을 사기도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 진학 여부는 7세 이전에 결정된다"는 주장은 자녀를 둔 학부모의 가슴에 못질을 한 셈이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를 변호하기 위해 "(종부세를 내는) 국민 1%도 기본권이 있다"는 발언도 나머지 99%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윤 의원은 초선 의원 중 이례적으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하며 유명세를 치렀다. 시민단체 '집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윤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그가 국회 발언에서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임대계약 보호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결과 전세가가 1989년 30%, 1990년 25% 폭등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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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스타가 된 윤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은 동전의 양면처럼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록 초선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가 더욱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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